得有汝幸矣 득유여행의

너를 얻을 수 있어 큰 행운이도다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강진 유배시절이 만난 제자 황상(黃裳, 1788~1863)에게 한 말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들어 문하에 들기를 주저하는 황상에게 다산은 삼근계三勤戒를 써주며 배움을 격려했다. 어느 날 제자 황상이 보내온 시 한편을 읽고서 다음과 같이 그 소회를 밝혔다.

“부쳐온 시는 약간 기세가 꺽이는 듯하지만 기발하고 힘이 있는 것이 내 기호에 꼭 맞는구나(頓座奇崛). 기쁨을 형언할 수가 없구나.” “아에 너에게 축하하는 말을 전하며 나 스스로에게도 축하하고 싶구나. 제자 중에 너를 얻을 수 있어 행운이도다.”

제자가 스승에게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리라.

이런 관계가 어찌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만 해당하겠는가. 벗과 벗, 자식과 부모, 연인. 부부ᆢ. 관계를 형성하는 모든 사이를 표현하는 최고의 말이라 여겨진다.

등치 큰 박새 아래 보일듯 말듯 자리를 잡은 천마괭이눈이다. 위세에 눌려 빛을 잃을만도 한데 오롯이 제 빛과 모양을 유지하며 스스로 존재한다. 격에 맞지 않다고 내칠법도 한데 자신의 그늘에 넉넉히 품었다.

물이 위에서 흐르듯 인정도 다르지 않다지만, 무엇이든 일방통행은 없다. 귀하게 대하면 귀하게 대접 받는다. 내 주변을 둘러볼 기회로 삼는다.

得有汝幸矣 득유여행의

너를 얻을 수 있어 큰 행운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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