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遊 춘유
梅花暖日柳輕風 매화난일유경풍
春意潛藏浩蕩中 춘의잠장호탕중
欲識東君眞面目 욕식동군진면목
遍尋山北又溪東 편심산북우계동

봄날을 다니며
매화에는 따뜻한 햇빛, 버들에는 산들바람
봄 기분이 호탕한 마음 속에 숨어 있도다
봄날의 참모습 알려거든
북산이나 개울 동편을 두루 찾아보게나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를 살았던 이첨(李詹, 1345~1405)의 시다.

먼 북쪽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에 마음을 이미 산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보지 못한 꽃을 올해는 봐야겠기에 나선 길이다. 산 넘고 물건너는 여정이라지만 내딛는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마음 속에 이미 자리잡은 꽃에 대한 그리움에 머뭇거릴 하의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분주한 것은 아니다. 볼 수 있으면 좋고 보지 못한다고 서운할 일이 아닌 것은 여정을 함께하는 벗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건네는 한마디 말로도 충분한 꽃놀이가 나무 등걸에서 쉬고 있는 모데미풀과 무엇이 다르랴. 봄소풍, 꽃놀이가 이만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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