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슬픔이 하는 일
슬픔은 도적처럼 다녀간다
잡을 수가 없다
몸이 끓인 불,
울음이 꽉 눌러 터뜨리려 하면
어디론가 빠져 달아나버린다
뒤늦은 몸이 한참을 젖다 시든다
슬픔은 눈에 비친 것보다는 늘
더 가까이 있지만,
깨질 듯 오래 웃고 난 다음이나
까맣게 저를 잊은 어느 황혼,
방심한 고요의 끝물에도
눈가에 슬쩍 눈물을 묻혀두고는
어느 결에 사라지고 없다
슬픔이 와서 하는 일이란 겨우
울음에서 소리를 훔쳐내는 일
*이영광 시인의 시 "슬픔이 하는 일"이다. 자기 위로와 치유의 한 방편으로 이 만한 것이 있을까, 슬픔.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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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