煙樹平沈雨意遲 연수평침우의지

晩來看竹坐移時 만래간죽좌이시

老禪碧眼渾如舊 노선벽안혼여구

更檢前年此日詩 갱검전년차일시

이내 낀 나무 어둑하나 비 내릴 기미 없고

늦어 돌아와 대숲 바라보며 오랫동안 앉았다

늙은 선사의 푸른 눈은 전과 다름없는데

지난 해 읽은 시를 오늘 다시 자세히 살펴본다

*조선사람 유호인(兪好仁, 1445~1494)의 시다. 호는 임계(林溪)·뢰계(뢰溪). 조선 전기의 문인. 시ㆍ문ㆍ서에 뛰어나 당대 3절(絶)이라 불리었다.

매화 피었다는 섬진강 언저리를 거닐었다. 수줍은 홍매는 한두송이 볼까말까 하여 아쉬움을 더하기에 푸르른 대숲으로 들었다. 대숲의 서늘한 기운이 엄습하나 열린 틈 사이로 봄이 오는 듯하다.

대숲을 벗어나 지난 해 읽은 시를 다시 읽으며 다음날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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