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雪 영설
暗竹蕭蕭響 암죽소소향
寒窓曉色迷 한창효색미
簷間有宿雀 첨간유숙작
日晏未移棲 일안미이서
눈을 읊다
어두운 대나무에 쓸쓸한 소리 울리고
차가운 창에 새벽빛 비치네
처마 속에 잠자던 참새는
해가 높도록 보금자리 뜨질 않네
*조선사람 이수광(李睟光, 1563 ~ 1628)의 시다. 지봉유설의 저자다.
풍성한 눈으로 겨울맛을 더하더니 연일 좋은볕에도 불구하고 겨우 드문드문 땅이 들어나고 있다. 그 사이로 참새 두어마리 연신 부리질 중이다. 볕바라기에는 참새나 나나 다르지 않구나.
겨울 맛은 눈에서 이뤄지고 눈은 대나무밭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