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고 싶은 가을의 끝자락이라고 하자는 마음과는 달리 코끝이 찡하는 차가움을 기다리는 것은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몸의 반응이리라.

고로쇠나무 잎이 마지막 볕을 품는 것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왔던 곳으로 돌아가 세상에 나와 시나브로 품었을 시간을 되돌려주기 위해 마지막 의식이다.

볕 좋은날, 절기를 외면하려는듯 햇볕이 가득하다. 조금은 거리를 두었던 사이가 가까워져야 할 때임을 아는지라 귀한 볕을 한조각 덜어내어 품에 가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