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고 바람 적당한 날
무엇하나 서두를 것 없다는 듯
숲은 고요하다
 
고로쇠나무에 앉은 늦가을이
바람의 유혹에 헛눈 팔다
저와는 상관도 없는
어설픈 함정에 빠졌다
 
머뭇머뭇 딴짓하다
붙잡힌 것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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