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난초
여름 제주 숲은 습기를 가득 품은 공기로 무겁기만 하다. 여기에 조금만 걸어도 달려드는 모기가 극성이다. 그것이 대수랴. 보고자 하는 꽃이 거기 있다는데 지체할 틈이 없다.
 
한번 와 본 곳이라고 익숙한 분위기의 숲에서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 거리다 보고싶은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조금 거리를 두고 이리저리 살피다가 기다렸던 눈맞춤을 한다.
 
습도가 높고 반그늘 혹은 음지의 토양에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란다는 흑난초가 주인공이다. 흑이라고 먹색은 아니다 자색이 약간 섞인 묘한색이 볼수록 매력적이다.
 
"신안군의 섬과 제주도 한라산에 드물게 분포하는 야생란으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고 한다. 흑난초의 녹화라는데 이정도 차이면 다른 이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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