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坐自彈琴 독좌자탄금
獨飮頻擧酒 독음빈거주
旣不負吾耳 기불부오이
又不負吾口 우불부오구
何須待知音 하수대지음
亦莫須飮友 역막수음우
適意則爲歡 적의칙위환
此言吾必取 차언오필취

홀로 앉아 거문고 타고
홀로 잔 들어 자주 마시니
이미 내 귀를 저버리지 않고
또 내 입을 저버리지도 않았네
어찌 꼭 음률 알아주길 바랄 건가
함께 마실 벗 기다릴 것 없구려
뜻에만 맞으면 즐겁다는
이 말을 나는 따르리라

*고려사람 이규보(1168~1241)의 시 '생각나는 대로' 다. 어쩌다보니 요즘 이 옛사람의 시를 자주 만난다. 시간을 초월하여 情이 통하는 것일까 싶다가도 그냥 피식 미소지으며 나를 돌아 본다.

혼자서 잘 노는 것이 나이들어가는 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들었는데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다. 知音지음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선택받은 이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면 혼자 즐기는 獨樂독락이야말로 즐거움의 으뜸이 아닐까.

더위에 지친 일상에 꽃이 건네는 미소가 참으로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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