晩春 만춘
庭宇寥寥門晝關 정우요요문주관
葛巾烏几對靑山 갈건오궤대청산
桃花落盡春光歇 도화락진춘광헐
蛺蝶如何苦未閒 협접여하고미한
 
늦은 봄
집안은 조용하고 낮에도 문을 닫고
갈건으로 오궤 기대고 청산을 마주본다
복사꽃 다 지고 봄빛도 다하는데
나비는 어찌 저리도 괴로워 편안치 못한가
 
*조선사람 申欽신흠(1566∼1628)의 시다.
봄 기운을 품고 날뛰던 가슴이 어느새 차분해졌다. 경계를 허물어버린 봄 속에 안겨보니 가까이 보아야 비로소 너와 내가 보인다.
 
늦은 봄에 신흠 선생의 마음에 파문을 일게 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허공을 헤매는 나비의 날개짓을 그냥 보낼 마음이 없었나 보다.
ㆍ문을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ㆍ문을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는 것
ㆍ문을 나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
이 세가지를 인생 삼락으로 꼽았다는 선생의 마음이 어렴풋이 알듯도 싶다.
 
인생의 즐거움은 먼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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