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翁 차옹 花開日與野僧期 화개일여야승기 花落經旬掩竹扉 화락경순엄죽비 共說此翁眞可笑 공설차옹진가소 一年憂樂在花枝 일년우락재화지 꽃이 피는 날은 시골 중과 어울리고 꽃이 지면 열흘이 넘도록 사립문을 닫네 사람들은 이 늙은이를 참으로 웃긴다고 하는데 한 해의 기쁨과 걱정이 꽃가지에 달렸음 이랴 *조선사람 이산해(李山海 1539 ~ 1609) 의 시다. 문신이며 학자로 호는 鵝溪아계 이며 문장에 능했다고 한다. 매년 꽃시계를 따라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계절을 만끽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꽃시계의 한 허리를 떼어놓고 보니 어느새 봄이 저만치 달아나고 있다. 滿春만춘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에 아애 눈을 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하는 꼴을 보니 어찌 이리도 此翁차옹(이 늙은이)과 한치도 다르지 않을까 싶어 속으로 헛웃음만 짓는다. 들리는 것은 멀리서 꽃 진다는 소식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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