折梅逢驛使 절매봉역사
寄興隴頭人 기흥농두인
江南無所有 강남무소유
聊贈一枝春 요증일지춘

매화 가지를 꺾다가 역부를 만나
농두의 그대에게 부칩니다
강남에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저 한 가지를 봄을 보냅니다

*전라감사 심상규(沈象奎, 1766~1838)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어 서용보(徐龍輔,1757~1824)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이다.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제자 박유성이 있는 전주로 내려와 요양하던 때의 일이다. 심상규의 부탁으로 쥘부채에 매화가지 하나를 그리고 붉은 꽃을 얹었다. 이를 받은 심상규가 부채에 옮겨 쓴 시다. 피지 않아 매화나무 가지를 꺾어 보내지는 못하니 그림으로나마 대신하고 싶은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진즉 전해진 꽃소식에도 새해를 기다리다 벗에게 청을 넣어 탐매探梅의 길을 나섰다. 섬진강 소학정 백매는 목을 길게 빼놓고 누굴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아랫집 할미의 마음이 먼저 붉어졌더라.

벗들을 대신해 나선길 매향梅香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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