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우여곡절을 겪었다. 바다를 품고 있을 해국을 만나는 특별한 의식을 치루고 1년의 시간이 흘러 그 자리에 다시 섰다. 그자리 그대로 피어있는 꽃보다 더 귀한 마음이 함께라서 내게 해국은 늘 그 자리일 것이다.
동해의 해국과 제주의 해국은 바다 곁에서 바다를 향해 피어 있었다. 동해의 회색 바위와 제주의 검은 바위를 배경 삼아 핀 해국의 이미지는 다르다. 배경을 믿고 화사하거나 짙은 속내들을 드러내고 있다.
나고 자란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온전히 담는 것은 한치의 다름도 없었다. 두곳의 해국을 원없이 보았고 그 진한 속내를 품었으니 내 가슴 언저리에 해국 향이 스며들었으리라 짐작한다.
바닷가에 자라는 국화라고 해서 해국이라 하기에 바다를 빼놓고는 떠올릴 수 없는 꽃처럼 내게 해국은 벗들의 따스함을 온몸을 느끼게 해준 꽃이다. 울진과 제주의 벗들을 오롯히 품게하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