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듯 하지만 불쑥 치닿는 감정이 있다. 버거운 일상에서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그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꽃길을 걷게 하고자 했던 이가 그 몸 마져 버렸던 날이다. 꽃에 물든 마음은 어디에 깃들어 있을까.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강한 볕과 맞짱이라도 뜨려는듯 강렬한 기운을 전하는 꽃이다. 강물의 품 속에 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치는 풍경이 아니라 일부러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대상의 색과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꽃은 보는 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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