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다'
거칠것 없이 쏟아내던 하늘도 쉴 틈은 있어야 한다는듯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밤사이 남은 숨을 내놓는다. 얼굴을 스치는 는개는 차갑다. 밤을 길게 건너온 때문이리라.

짠물을 건너 검은 돌 틈 사이에서 만난 벌노랑이다. 각지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벗들이 제각기 모습대로 서성대는 시간. 좋은 벗을 곁에 두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이 꽃과 서로 다르지 않다.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이처럼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렇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냥'이라는 이 느낌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관심, 애씀, 견딤, 기쁨, 성냄, 울음, 외로움, 고독 등ᆢ수없이 많은 감정의 파고를 건너고 나서야 얻어지는 마음 상태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가면서 얻어지는 뿌듯함과도 다르지 않다.

그냥 그렇게,
그대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냥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