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음에 바다에 가서 울어야지.' 정말이지 나는 바다에 가서 울고 싶었다. 푸른 바다를 보며 실컷 울어야 눈물의 원이 없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바다에 갔을 때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붙든 것처럼 마음이 편해서 그냥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것은 바다가 나한테 주는 위로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채봉 에세이 '눈을 감고 보는 길'의 작가의 말에 나오는 문장이다. 유독 바다와의 만남에 마음이 설레는 이유를 찾다가 만난 문장이기도 하다. 다 설명하지 못하는 마음이 여기에 담겼다. 작가가 병을 얻고 치료 중에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이 바다와의 만남을 통해 드러난다.
봄의 막바지 이른 아침에 만난 동해 바다다. 수평선 너머는 너무 아득하여 다음 생으로 미루고 나와 수평선 사이에 주목 한다. 그 바다에서 뭔가 찾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초여름 섬진강 가에서 울진의 그 바다를 떠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