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덧 시름없을 일을 의논코자 하노라
*조선사람 김성최(金盛最, 1645~1713)가 지은 시조다. 주변 인물들과 어울려 풍류를 즐기길 좋아했다는데 이 시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술이야 벗과 만남의 핑개로 익히 아는 바이나 거기에 꽃이 들어간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 매화나 국화 화분을 두고 술자리를 청했던 옛사람들의 정취를 익히 아는 바 새삼스러울것도 없고 이는 옛 이야기 속에만 있는 바도 아니다.
보고 싶은 꽃이 있는 눈치면 먼저 일아 구해서 보내고 그것이 여의치않으면 씨앗이라도 채취해 보내는 이들이 있다. 꽃 보자고 청하면 먼길 마다않고 길을 나서며 혹, 귀한 꽃이라도 만나면 먼저 벗 생각이 절로난다. 행여 벗을 만나지 못하고 계절을 건너 뛰기라도 할 양이면 그 아쉬움이 짠물을 건너기도 한다.
이미 귀밑머니 하얀데 백년덧 시름없을 일 의논할게 뭐 있겠는가. 꽃이 좋기로손 벗 만큼하랴.
입하立夏를 앞에 두고 벗을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