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숲은 아우성이다. 쉬엄쉬엄 내리던 약비(春雨) 가 그치고 나니 바람은 적당하고 볕이 참 좋다. 사월의 숲은 때를 알고 세상 밖으로 나서는 생명들의 신비로운 움직임으로 요란하다.

볕을 놓칠세라 빼꼼히 꽃문은 열고 나서는 모습에 사로잡힌 마음이 좀처럼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윤판나물이 세상을 향해 꿈을 펼치는 중이다. 깊은 인사를 건네는 특유의 모습을 보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눈길을 사로 잡기에는 충분하다. 다음 펼쳐질 모습을 알기에 여유롭게 지켜볼 너그러움이 있다.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선 산벚꽃 지고 연초록이 자리 잡는 이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비로소 숲 깊숙히 들었던 발걸음을 옮겨 다소 멀리서 조망하면 산빛을 누릴 때다.

비와 볕이 서로를 도와 봄을 여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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