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得者有窮, 而不得者無窮
其生者有涯, 而其死者無涯
如是而求無盡於有盡之域
是造物者之賊也

얻는 건 다함이 있지만 얻지 못하는 건 다함이 없고
사는 건 끝이 있지만 죽는 건 끝이 없다
이와 같이 다함이 있는 경지에서 다함이 없는 걸 구하니
이것은 조물자의 적이다.

*유몽인의 무진정기無盡亭記에 나오는 문장이다. 無盡무진에 주목하다 발견한 문장으로 그 의미에공감하는 바가 있어 옮겨왔다.

無盡무진, 다함이 없다. 30대 중반에 얻은 이름이다. 내게 이름은 준 이는 다만 重重無盡중중무진 만을 전하며 미소지을 뿐이었다. 重重無盡중중무진이란, 화엄경에 나온 말로 우주만유 일체의 사물이 서로 무한한 관계를 가지고 얽히고 설켜 일체화 되어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전하고자 했을까? 이름을 얻은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렴풋이 짐작되는 바가 없지는 않았으나 무엇하나 명확한 것은 없다.

無盡무진, 단어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버거운 것은 사실이나 딱히 그 무게에 갇힐 이유도 없기에 이름과 함께 무사히 건너온 시간이라 여긴다. 그사이 이와 비슷한 무게로 내거 온 이름이 더 있다. 一再일재와 平淡평담이 그것이다.

오늘에 이르러 당도한 곳이 여기다.

"어제 같은 오늘이면 좋고 오늘 같은 내일이면 만족한다"

서각전시회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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