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 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玩月長醉 하려뇨

*조선사람 이정보(1693~1766)가 지었다는 시조다. 가곡으로도 불리우면 지금까지 전해진 것을 보면 시가 담고 있는 정취가 공감을 얻은 것이리라. 노래는 못할지라도 가만히 속으로 중얼거려보는 맛도 있다.

가깝고 먼 길을 꽃 찾아 다니느라 정작 꽃그늘 아래 들어 쉬어갈 참을 내지 못했다는 우둔함에서 오는 탄식을 더하니 아쉬움이 더욱 크다. 벚꽃 놓친 것이야 아쉬울 것도 없지만 살구꽃, 복숭아꽃에 산벚꽃 놓친 것은 못내 아쉽다. 이미 지나간 것 붙잡고 있어야 별 수 없기에 이번주는 꽃을 대신해 연초록 새잎 돋아나는 서어나무 아래서 쉬어갈 틈을 찾고자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꽃 보는 자리마다 벗이 있어 꽃의 정취를 함께 누렸다는 것이다. 이보다 큰 꽃 선물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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