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물통이'

별을 품고 있었나 보다. 집중하고서도 한참동안 눈맞추기를 해야 비로서 보여주는 아주 작은 녀석의 품 속에도 별이 있다.

 

아주 작지만 '물통이'와 닮았다고 '나도물통이'다. 식물의 오묘한 세상은 끝이 없다. '나도'나 '너도'가 붙은 식물은 비교대상이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완전히 다른 분류군에 속하면서도 모양은 비슷한 경우에 붙여 준다. 자칫 짝퉁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기 쉬우나 존재의 당당함을 보여준다.

 

전남과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 산기슭의 그늘에서 자란다. 옆으로 벋는 가지를 내며, 줄기는 뭉쳐나며 가늘고 길다. 다른 꽃처럼 곤충을 불러 모을 꽃잎이 없지만, 수술이 용수철처럼 꽃가루를 멀리 튕겨 준다. 튕긴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다른 꽃에 날아가서 가루받이가 된다.

 

불갑사 저수지 근처에서 처음 본 후 여기저기서 자주 본다. 주목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식물이 어디 한 두가지일까. 가만히 들여다보다 먼저 지나간 꽃친구를 부른다.

"샘~ 여기 와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