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피면 같이 웃고 꽃이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나의 봄노래 중 하나다.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것이 4월이면 어김없이 진달래 피는 그것과도 같다.

담장에 갇힌 여인네들의 숨통을 열어주었던 연분홍 화전놀이의 그것에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먹먹한 가슴으로 먼하늘 바라보았던 내 청춘의 빛에서, 살아가는 이땅의 모든이들의 4월을 감싸 안아주는 진달래의 그것, 영원한 4월의 꽃이다.

진달래로 장식되어가는 내 봄날은 그 무게에 짓눌려 숨쉬기 버겁지 않을 만큼, 기우뚱거리며 서툰 날개짓으로 같은 자리를 맴도는 노랑나비의 몸짓이면 족하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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