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하는 기대는 늘 부풀어 오른다. 아직까지 내겐 오면 반갑고 오지 않으면 서운한 것이 눈이다. 밤사이 대지를 덮기에 충분한 눈이 내렸다. 바람이 잔잔하고 볕이 좋아 춥지 않게 눈이 그려놓은 그림 속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몇번의 혹독한 추위가 더 찾아올지 모르지만 이미 기운은 봄을 향해 급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긴 겨울을 건너느라 애쓰는 이끼에 볕이 들어 다독이고 있다. 겨울 숲속, 땅 속엔 꿈틀거리는 생명들의 힘찬 움직임이 있고 땅 위엔 여리디여린 생명의 기특함을 어루만지는 온기 가득한 볕의 손길에 있다.
초록이 빛을 만나니 서로 마주하는 경계에서 생명의 찬란함이 가득하다. 경계에서 만나 온기를 나누며 서로를 빛나게 하는 자연의 기운을 닮고자 애써 겨울 숲으로 간다.
서로를 품는 어울림만으로도 이미 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