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경서를 읽고 여름에 시를 외우고 봄가을에는 예를 배워야 한다. 행동과 세상을 반드시 공경히 하고 절대로 희롱하지 말라. 닭이 새번 울면 일어나 천지의 맑은 기운을 들이마시고, 글을 외우고 있다고 해도 날이 밝으면 세수하고 일과를 받아라. 매 식후에는 잠깐 휴식하고 곡기가 체함이 없도록 하라. 단정히 앉아 정독하다가 만약 정신이 혼미해지면 시원한 바람을 들이마셔라."
*조선사람 최치덕(1699~1770)이 벼슬에서 물러나 경주 인근에 종오정從吳亭을 지어 후학을 가르치며 '학규'를 정해놓고 따르도록 했다. 그 학규가 이 글이다.
그 뜻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마는 늘 손 가까이 책을 두고 읽는 것과 때를 놓치지 않고 산과 들로 꽃을 핑개로 유람하는 것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사이사이에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울 삼아 스스로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는다면 이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
책을 잡던 손을 놓고 꾸물거리는 하늘을 보다 창을 열어 밖으로 길을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