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이리보고 저리보며 겹으로 쌓아 온 시간을 더듬는다. 눈으로 만은 부족하니 손으로 쓰다듬는 동안 전해지는 나무의 온도까지 감지할 수 있어야 비로소 조금의 거리를 두고 눈맞춤이 가능해진다.

백양사 갈참나무다. 매년 정월 초사흗날 밤에 인근 가인 마을과 백양사가 공동으로 당산제를 모신다고 한다. 제를 모시는 나무는 두 그루로 '안당산'과 '바깥당산'이라고 한다.

주변에는 약 30주가 자생하며 이 나무는 수령이 약 7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갈참나무 중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의 설명이다.

울긋불긋 요란한 단풍에 눈이 팔린 사람들은 이 나무에 관심도 없이 지나치지만 떨어지지 않은 발길이 발길이 만 하다. 300년 백양사 고불매 보다 갑절은 더 백양골을 지켜온 이 갈참나무의 자태가 더 올곧다. 백양사는 이제 이 갈참나무로 더 친근하다.

든든한 벗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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