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가을 끝자락의 오후 볕이 좋다. 낙엽을 떨군 뜰의 나무들도 볕의 온기를 가득 담고 겨울 채비를 마무리 할 것이다. 부자연스러운 왼팔도 더딘 일손을 돕기에는 충분하다.


뜰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여름엔 왕성하게 자라지만 한번도 꽃을 피우지 못한 수국을 위해 겨울옷을 입혔다. 어느 한해는 구멍이 숭숭뚫린 차광막을 씌웠더니 용케도 딱 한송이를 피웠다. 그후로는 꽃을 볼 수 있을거란 기대감으로 매년 두껍거나 얇은 비닐로 덮어주어도 꽃은 볼 수가 없었다. 하여, 올해는 짚으로 엮은 것을 구해다 옷을 입힌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올 봄 제주에서 꽃친구가 보내준 황근도 걱정이다. 수국보다 더 따뜻한 기온이 필요한 식물이라 깎은 잔디로 줄기를 덮어주고 그 위에 옷까지 입혔다. 다시, 돌아올 봄과 여름을 기대한다.

이제서야 계절의 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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