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쏟아내던 비도 멈췄다. 하늘은 미적거리며 드러내야 할 속내가 있는 듯 스산한 바람과 함께 어둡고 흐리다. 비 오면 차가워져야 할 날씨가 봄날의 온기다. 계절과는 어긋나 보이니 어색하기만 하다.
처마 밑 곶감이 수난을 당한다. 바람의 리듬 사이로 볕의 온기를 품고 특유의 색과 맛을 잉태하던 곶감이 흠뻑 젖었다. 다시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할 볕을 기다린다.
살랑거리는 바람의 위로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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