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꽃'
조금 이른 때에 만났다. 붉지만 탁해보이지 않은 밝은빛이 눈길을 끈다. 드문드문 핀 꽃들이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듯 반긴다.

다소 복잡한 상사화 집안에 속한다. 연한 붉은빛의 제주상사화 보다는 훨씬 붉다. 내장산을 경계로 그 남쪽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백양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름이 주는 대표성 때문인지 내장사 애기단풍길에 많이도 심어 두고서 '내장상사화'라는 팻말을 붙여두었다. 산 너머 백양사와 경쟁하나 싶은 생각에 미소가 번진다.

송광사 불일암에서 처음 본 이후로 여기저기서 만났지만 첫만남의 반가움이 워낙 커서인지 법정스님의 흔적이 남아있는 나무 아래 정갈한 화단이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올해는 내 뜰에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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