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고 하지만 쉬지도 않고 내린다. 굵게 때론 가늘게 스스로를 조절하는 듯 싶지만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물이 흘러가버린 강에는 물이 다시 차오른다. 

물이 흘러간 자리는 다음에 온 물이 자리를 채운다지만 떠난 사람의 자리는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다. 빈자리를 채우는건 남은 이의 몫이다. 2018.7.23 요사이 유독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건 남은 이들이 제 일을 못하기 때문이리라.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물 위로 고개를 들었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치는 풍경이 아니라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대상의 색과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꽃은 보는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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