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緣'
굳이 말이 필요없다. 언어 이전에 이미 감지하고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는 영역이 여기에 속한다. 하여, 언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하고 어설프다. "어떻게 알았을까?" 이 마음 만으로 충분하다.

애쓰지 않아도 보이는 마음 같은 것. 빛과 어둠이 서로를 의지하여 깊어지는 것. 사람도 자신의 마음에 새겨진 결에 의지하여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시간을 공들여 쌓아가야 가능한 일이다.

비는 오지 않을거란 근거없는 확신이 있었다. 이른 시간 길을 나서 산에 올랐다. 자욱한 안개 속 서두르지 않은 여유롭고 걷는다. 저 모퉁이 돌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리터리풀, 여름 한철 꽃몸살 앓게하는 녀석이지만 그리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한번 눈맞춤한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하는 꽃이다. 안으로만 쌓아온 붉디붉은 속내를 드러내면서도 결코 선을 넘지 않은 절제가 있다.

여명을 헤치고 길을 나선 마음이 꽃을 사이에 두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지만 재촉하지 않은 시간을 함께 누린다. 꽃이 전하는 마음을 이미 가득 담았으니 어기에 무엇을 더하랴.

때를 얻어 꽃을 피우고 때에 이른이가 때를 만나 꽃을 본다.
연緣은 연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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