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일

사람의 일에도 눈물이 나지 않는데 강물의 일에는 눈물이 난다.

사람들이 강물을 보고 기겁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총구를 떠난 총알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강물은 어떤 것과도 몸을 섞지만 어떤 것에도 지분을 주지 않는다. 고백을 듣는 대신,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강물의 그 일은 오늘도 계속된다. 강물은 상처가 많아서 아름답고, 또 강물은 고질적으로 무심해서 아름답다. 강물은 여전히 여름날 이 도시의 대세다.

인간은 어떤 강물 앞에서도 정직하지 않다. 인간은 어떤 강물도 속인다. 전쟁터를 누비던 강에게 도시는 비겁하다. 사람들은 강에게 무엇을 물어보든 답을 들을 수는 없다. 답해줄 강물은 이미 흘러가버렸기 때문이다.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일
여름날 강이 하는 일

*허연의 시 '강물의 일'이다. 결코 물러서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는 "강물은 어떤 것과도 몸을 섞지만 어떤 것에도 지분을 주지 않는다. 고백을 듣는 대신,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강물의 그 일은 오늘도 계속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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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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