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인류 역사의 증거
올 봄 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 내 집에 나무를 심으면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지인에게도 나무를 선물했던 것이다. 한그루 나무가 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꺼이 동참 했다. 나무가 뿌리내리고 자리는 동안 나무를 함께 심었던 사람을 기억하며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 나무와 맺은 인연으로 사람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직접 나무를 선물하고 또 나무 심기를 권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나무가 몇 그루 있다. 금목서, 회화나무, 쪽동백나무, 배롱나무, 백당나무, 모과나무, 모란, 라일락 등이 그것이다.
또한, 어딘가를 방문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오래된 나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든 당산나무의 역할을 하는 나무든 가리지 않고 홀로 선 나무나 숲을 이룬 나무도 가리지 않고 찾아본다. 나무의 위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나무가 성장하도록 쌓였을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무와 사람이 어떤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끼치며 성장 해 왔는지에 주목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케빈 홉스와 데이비드 웨스트의 ‘나무 이야기’다. 이 책은 “인류의 삶을 바꾼 100가지 흥미로운 나무 이야기” 다루고 있다. 생태학적 시각과 더불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면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은행나무, 주목, 회양목, 무화과나무, 유칼립투스, 복숭아나무, 올리브, 호두나무, 옻나무, 백향목, 뽕나무, 흑단, 양벚나무, 사과나무, 월계수, 매화나무, 가죽나무, 네군도단풍, 커피나무, 팥배나무, 미국감나무, 마호가니, 백합나무, 바나나, 참오동,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등
거슬러 올라가면 2억 5천만 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나무로부터 각 대륙에 걸쳐있는 특징적인 나무와 열매를 비롯하여 목재나 기름 등 나무의 부산물을 이용해온 인류의 역사가 담겼다. 인류의 생존과 뗄 수 없는 식물 그 중에서도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나무를 골라 기본적인 생태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로부터 이름부터 생소한 나무까지 다양하게 있어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여기에 나무의 특징을 잘 살린 티보 에렘의 나무 세밀화는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독립적으로도 훌륭한 나무 이미지를 전달해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