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우喜雨, 호우好雨, 시우時雨
'희우喜雨' 이 이쁜 단어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검색하면 모두 두보의 '춘야희우春夜喜雨' 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는 첫 구절 호우지시절好雨知時節,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에 주목 한다.

춘야春夜 보다는 '희우喜雨'가 중심이다. 귀한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오늘로 이어지지만, 그 비로 인해 마알간 기운이 가득한 것이 두보의 그 '희우喜雨'라 우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한해의 절반을 지나는 6월의 마지막 날 이미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무덥고 칙칙한 여름도 한 복판으로 접어든다는 뜻이니 견뎌야할 시간의 무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 눈 앞의 하루가 더 소중하기에 멀리 있는 날의 어려움을 애써 당겨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

희우喜雨, 호우好雨, 시우時雨 모두 '때時'에 촛점을 맞춰 비를 맞이하는 시선이다. 적절한 때에 맞춰 기다리는 마음을 꼭 알고 오는 것같은 반가움이 있다. 이런 것이 어디 비 뿐이겠는가. 사람도 이와같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온 마음이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좋은 사랑은 때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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