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7월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허연의 시 '7월'이다. 일부러 구분할 이유도 없지만 한해의 절반을 건너와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일은 건너가야할 시간을 챙기기 위해서다. 여름날 한복판의 7월이 건네는 안부가 고맙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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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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