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그 황홀한 숲에 들었다. 이른 시간 숲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안개세상이다. 터벅터벅 적막을 깨는 스스로의 발자국 소리의 리듬에 귀 기울이는 시간으로의 나들이다. 축축한 습기는 높은 고도로 인해 상쾌함을 품었고 느긋하게 걷는 이의 얼굴에 닿는 느낌은 설레임을 동반한다. 아직은 더위가 비켜있는 6월의 그 숲이 좋다.

계곡 돌틈에 떨어진 꽃잎 위의 빛, 정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바람 소리, 반가움과 경계를 넘나드는 새의 울음, 눈 보다는 코의 예민함을 건드리는 숲의 향기에 넘실대는 산그림자의 손짓, 오랜만에 만난 동무를 반기는 다람쥐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숲 속 한 식구가 누리는 시간의 공유다.

숲, 숨에 틈을 내는 시공時空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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