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에 초록을 더해가는 숲은 봄에서 여름으로 탈바꿈하느라 쉴틈이 없다. 뭇생명들을 품고 기르기 위해 숲은 짙어지고 깊어진다. 풀은 땅을 덮고 나뭇잎은 하늘을 가린다. 닫힌듯 열린 숲은 숨 쉴 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온기를 담은 품으로 생명을 기르는 일이 숲만의 고유 영역은 아니다. 사람도 사람들의 숲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고유한 빛과 향기를 채워간다. 사람의 숲에서는 모두가 서로를 거울로 삼고 제 길을 간다.

온기와 그늘로 생명을 품어주던 숲도 눈보라와 비바람으로 그 생명을 내치듯, 언제나 내 편으로 든든한 언덕일 것만 같던 사람들도 자신의 잇속을 챙기느라 너무도 쉽게 손바닥을 뒤집는 것이 사람의 숲이다. 이렇게 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에서 풀과 나무의 숲이나 사람 숲은 서로 다르지 않다. 

비오는 날이라고 숲이 제 일을 게을리 할리는 만무하다. 촉족하게 젖은 숙은처녀치마의 꽃봉우리가 이제 만나게 될 세상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꿈과 희망을 품어줄 세상 또한 새로운 벗을 얻는 설렘으로 서로를 대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풀 한포기 새싹 하나 떨어진 꽃잎? 세상천지 돌아보면 스승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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