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윗지방에는 눈이 왔다지만 남쪽은 포근한 날의 연속이라 곳곳에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있다. 그 정취를 누리는 마음에는 열매가 주는 이미지도 한몫한다.
꽃보다 열매다. 꽃이 있어야 열매로 맺지만 꽃에 주목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작아 잘 보이지 않거나 주목할 만한 특별한 특성 보이지 않아서 간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듯 독특하고 강렬한 색의 열매를 남긴다.
이 붉디붉은 속내가 어디에 숨었다가 드러나는 것일까. 여리디여린 잎과 연초록의 꽃으로는 짐작되지 않은 색감이다. 붉게 물든 잎이 떨어지며 남긴 아쉬움까지 덤으로 담아 열매는 더 붉어지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코르크로 한껏 부풀린 가지와는 상반된 이미지다. 쉽게 보여야 열매의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털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이 특별한 모양새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화살나무의 이른 봄에 나는 새싹은 보드랍고 약간 쌉쌀한 맛이 나 나물로도 식용한다.
화살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여러 종류가 있다. 회잎나무, 참회나무, 회나무, 나래회나무, 참빗살나무 등이 있으며 열매, 코르크 등이 비슷비슷하여 구분이 쉽지는 않다. 이름과 함께 연상해보면 이해가되는 '위험하 장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