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이다. 짙어지는 녹음 속으로 아직은 부드러운 햇살이 파고드는 때다. 잎과 햇살 사이를 부지런한 바람이 길을 터주고 있다. 숲이 주는 다독거림으로 옮긴 발걸음이 한없이 느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소 요란스럽도록 많은 꽃을 달고 있는 떼죽나무가 지난 비에 그 꽃을 떠나 보냈다. 제법 많이 내린 비라 계곡을 내려가는 물소리가 봄 햇살 닮아 맑고 경쾌하다. 모든 힘을 다하여 피고서도 부족한 것이 정성이라 떨어져서도 다시 피어났다.

나무가 만들어준 적당한 그늘에 아무렇게나 앉아도 좋다. 그렇게 멈춘 걸음에 들어온 꽃이라서 한동안 눈맞춤 한다. 나뭇잎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을 가슴에 품어 그 싱그러움으로 빛나는 것은 떨어진 떼죽나무 꽃만은 아니다. 

나뭇잎을 통과한 빛을 가슴에 품고 나도 꽃으로 피어난다. 오월의 숲이 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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