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개가 곱게도 내린다. 비는 가을이 옷깃을 파고드는 속도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추적추적 긴 여운을 남길 모양이다. 밤새도록 내리는 비는 골목길도 채 적시지 못했지만 담장을 넘어 핀 막바지 능소화를 떨구었다. 지는 꽃과 아침을 반기는 꽃이 다정한 벗이라도 되는듯 다정도 하다. 가고 오는 것이 서로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