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선다는 것'
조건이나 환경에 굽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여서 곁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곁을 지킨다는 의미를 품고 있지만 무작정 침묵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의무감 이전의 본래의 마음이 움직이는 그 자리에 당당히 서고자 함이다.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본질의 자리를 들여다 본 후라야 비로소 가능해 진다. 상사화의 그리움은 어긋난 때를 뒤집지 못함에서 온다. '이룰 수 없는'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닌 그보다 앞선 자리, '사랑'에 있다. 그러니 어긋난 때라도 어김없이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것이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연달아 이름을 달리한 상사화가 가을을 맞이하는 시간 함께할 것이다. 나, 그대 곁에 선다는 것은 잎과 꽃이 같은 시간을 살지 못하더라도 때를 놓치지 않고 꽃대를 올리는 그 마음과 다르지 않다.
마음 보다 몸이 한발 앞서서 가을을 맞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