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은 아직 오지 않았다. 겨우 흔적만 알 수 있을 정도의 비만오고 살랑이는 바람결이 마치 태풍이 지나간 후 그 마알개진 공기마냥 싱그럽기만 하다.
서둘렀으리라. 유독 일찍 시작한 모내기라 뜨거운 햇볕에 무럭무럭 자라서 추석이 한달도 더 남았는데 벼베기를 마쳤다. 다 여물어 묵직한 고개를 숙이고 노랗게 익은 벼다. 태풍이 온다니 얼마나 급했을까.
처서處暑다.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는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한다는데 걱정이다.
태풍을 앞에둔 농부의 마음처럼 조심스러운 하루를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