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거꾸로 섰다. 어느 곳엔 소나기라도 내린다는데 여긴 연일 꺾일줄 모르는 땡볕의 기세가 높기만 하다. 매미의 울음소리를 배경음 삼아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물이라 땅 속에서 길러올려 퍼붓어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야하는 일이다.
키다리나무도 목이 말랐나보다. 쏟아 붓고 난 흔적에 나무가 찾아왔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를 키웠으니 그만큼 물도 필요할 것이다. 그 덕에 잠시나마 몸과 마음의 갈증을 풀어본다.
'이것도 어디랴'하며 푸르러진 나무가 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