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으로'
저절로 피고 지는 것이 있을까?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견디면서 이겨나가야 비로소 때를 만날 수 있고 꽃을 피울 수 있다.


유독 긴 꽃술을 품고 있는 저기 저 누리장나무 어린 꽃봉우리도 마찬가지다. 여리고 여린 저것이 본연의 꽃을 피우려면 조금더 이 뜨거운 볕을 이고서도 더 기다려야 한다.


바람이 쓸고간 지난밤 달빛은 유난히도 맑고 깊었다. 그 달빛이 하도 아까워 한줌 손아귀에 쥐고 품속으로 넣어두었다. 하루를 건너기 버거운 어느날 곱게 펴서 스스로를 위안 삼으리라.


기다림이란 지극한 그리움을 가슴 속 가득 쌓아두는 일 이다. 하여, 이 또한 수고로움을 견뎌내야 한다. 아프고 시리며 두렵고 외로운 이 수고로움이 가득차면 그대와 나 꽃으로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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