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다. 망연자실, 끝내 화가 치민다. 올려다 본 하늘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뭉개구름이 점령하듯 가득하다. 차마 그 푸른색을 보여주기 민망한 하늘의 마음이리라.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사회적 약자들이 꽃길을 걷게 하고자 했던 그동안의 발걸음 모두에 꽃이 피었다. 이제 그 몸 마져 버렸으니 꽃에 물든 마음은 어디에 깃들어 있을까.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가신 님의 발자국에 핀 꽃에 두손 모은다. 다음 생은 꽃길로만 가시라.


꽃은 보는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_()_

2018.7. 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