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 위에 섰다. 섬진강 상류 어느 곳이다. 강을 가로지르던 기찻길이 철거되면서 끊긴 강 위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사람도 걸어서 건너지만 돌아오기 위함이고 강을 따라 내려오는 자전거를 탄 이들은 통과하는 곳이다.
해질무렵 산을 넘는 초승달을 보다가 문득 반듯하게 손을 치켜든 형상이 인상적이어서 주목한다. 자전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마주보는 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지만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라 눈에 거슬린다. 화면 밖 뒤따라가는 일행은 고개를 숙였다.
해질무렵 앞집 초등학생의 자전거라도 빌려타고 강둑을 달려보고 싶다. 가슴을 열어젖히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조금이라도 시원해질까. 한낮에 더위에 저녁 어두워지는 풍경을 미리 본다.
연일 타는듯 강렬한 햇볕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