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볕이 사납다지만 그보다는 식물들의 볕을 향한 갈망이 더 뜨겁다. 순리에 따른다지만 숨죽여 멈춘듯 그 뜨거움을 품어야하는 식물의 오후는 숨이 가프다. 제 사명에 충실한 여름을 건너는 것도 생명의 일이기에 당당하게 맞이한다.


억지를 부려보지만 결국 나무 그늘로 숨어들어 안도의 숨을 내쉰다. 나무에 기댄 담쟁이덩굴의 잎에선 푸르름이 넘치고 빛이 건너오는 숲은 싱그럽다. 여름의 한복판으로 내달리는 태양을 피해 들어온 오후 3시 30분의 나무의 품은 하루를 건너는 징검다리다.


초입에서 머뭇거림은 가야할 길을 줄여주지는 않는다. 더디더라도 멈추지 않고 걷는다. 그곳에 닿을 때까지ᆢ.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