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저, 해냄
허우대 멀쩡한 사내가 대낮에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막춤을 춘다. 미울만도 한데 정겹게 다가 온다. 페이스북이란 낯선 공간에 적응하느라 버벅댈 무렵 만난 첫인상이 그랬다.
‘삼류 트로트 연애시인’, '나의 이데올로기는 낭만주의'라고 스스로 표방하는 사내의 속내는 그리 속잡해 보이지 않는다. 쌓이는 감정을 그럴듯하게 왜곡하여 드러내고자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단정한 마음가짐을 본다.
'아픈 것은 더 아프게, 슬픈 것은 더 슬프게'
경계에 머뭇거리는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나는 이것보다 더 확실한 묘책을 알지 못한다.
사랑에 함부로 속아줄 준비를 마쳤다. 이제 시인은 어떻게 나를 속이는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