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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연주 - 연주 불안을 겪는 음악가에게 전하는 마음의 지혜
케니 워너 지음, 이혜주 옮김 / 현익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완전한 연주'라고 떠올리면
반대로 한계부터가 떠오르고 만다.
목표지점이 있다는 그 생각부터 드는 것이다.
그러나, 책이 지시하는 대로 생각하고 음미하다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완전한'이란 내가 생각하는 뜻도 아니고
세속의 뜻과도 다른 별도로 인지되야 할 정의로 다가온다.
어느 부분에선가, 술부터해서 헤로인, LSD 등
일반적으로 터부시되고 금기시 되는 약물들은 선택한
30~40년대의 예술가들이 언급되기도 한다.
이것들이 다뤄져야 했던 이유는 책 안에서 특별한데
오해가 없으려면 이 책에서 이끌어가는 전체 맥락을
이 후 언급될 약 부분을 제외하고 이해했을때야 가능하리라 보니,
필히 대략적으로 정리해보는 여기에서의 느낌을 무시하고
책을 다 읽어보며 전체 맥락으로 역사적으로 이해해보길 권한다.
예전 음악가들은 술로써 일탈을 꿈꿨다면
그 시절을 지나 40년대를 기점으로는
음악인들 사이에 헤로인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 필요성을 들었을 때 당시 업계 사람이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을 경험자로써의 설명이 의외였다.
음악인들이 약물로써 경험할 수 있었던 건
생각의 단절로 몸의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는 뉘앙스였다.
나같은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 예술적 영감이란
오히려 평소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게 영감 같았는데,
오히려 몸의 본능을 깨우고 불필요한 생각은 멈추게 하는 방법이
약물로 바라던 효과였다니 의외였다.
여기서 또하나의 반전은,
유명한 재즈 연주자 존 콜트레인 또한 약물을 받아들였으나
최종적으론 약물을 끊고 명상 등으로 한단계 더 도약했다는 것.
결국, 약을 얘기하려던 게 아닌 그걸 뛰어넘는 영감의 원천이자
예술가로써 끌어낼 수 있는 능력치의 최종 종착역은,
스스로가 평소의 정신으로 자신을 풀어주는 단계라 느껴졌다.
저자는 스스로 역기능적인 아이란 심리진단을 받았을 때
오히려 안도감을 얻었다고 했다. 특이하지 않은가?
하지만, 어린 소년이던 당시의 이유를 설명할 땐
어른으로써 그 어린 생각이 허무맹랑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역기능적인 요소가
그동안 자기를 힘들게 한 원인이였다고 느끼니,
자신이 해온 방황이 유죄가 아닌 무죄란 편안함을 느꼈고,
자신은 역기능적이었기에 불완전할만 했던거고
TV에나 빠져살던 나태했던 자신의 생활 태도 또한
그럴수 밖에 없었던거라며 역기능을 오히려 위안요소로써 반겼다.
그렇기에, 역기능을 온전한 기능으로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은 여지껏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알 수 없던 원인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리란 희망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우연히 만난 2명의 스승으로부터
자신의 기존 습관들을 버리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노하우들까지 전수받는다.
완전한 연주.
책제목만으로만 이해하려 하면
어찌됐건 이 책은 우선적으로 연주자들을 위한 책이어야 하고
수준 높은 음악얘기로 채워져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가 알려주고 싶어하는 본질은
힘을 빼고,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본능에 맡겨진
그냥 결과를 정하지말고 길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이다.
정해진 틀과 방식을 버리고
힘을 빼고 퍼포먼스를 할 것이며
즐길 줄 안다는 진짜 감각을 찾으라는 티칭이다.
그렇기에, 테크닉과 발전을 바라는 음악인이 아니더라도
영감적이고 받아들일 만한 내용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라 느꼈다.
예전에, 캐논의 피아노 악보를 외우기 위해
계속 같은 연주를 치고 또 치고를 반복했던 기억이 났다.
연필로 잘 안되는 마디를 표시도 해봤고
편안하게 돌지 않는 손가락 부분도 표시했으며
왼손 오른손 특정 손가락들의 터치가 균일하지 않다는 느낌에
그 빈공간을 매꾸려 노력하며 완곡을 하고
빈틈없이 외우는데 공을 들였던 기억이
이 책을 읽는 초반부터 났다.
오래된 일이지만, 그 경험과 이 책에서 말했던 상당 부분에서
나 스스로도 아쉬워했지만 잘 해결할 수 없었던
과거 이유들에 대해 간단하고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머리가 아닌 편안한 손가락으로 더 해보려 했었어야 했었다.
책에선 손가락 모두에 힘을 빼는 몇주간의 훈련만으로
원초적인 파워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저자의 경험처럼.
묘한 가르침을 주는 책이며
음악인이 아니어도 분명 얻을게 있을 책이라 확신한다.
영상으로도 만들어졌다는데 그것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