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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찾아서
남민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715/pimg_7640451832608168.jpg)
데미안이란 책속 한단어에 끌렸던 책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데미안의 2편을 읽을 순 없겠지만
예전 미루고 미루다 읽고 참 좋았던
그 데미안이란 이름을 책 제목에 넣은 책이라면
적어도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은 다시
느껴보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랄까.
읽다보니 왜 데미안을 굳이 책제목으로 넣었을지
독자의 느낌으로 짐작가는 부분은 있었다.
그냥 민이라는 주인공이 군대가지 전까지
살아온 얘기를 쭉 따라가는 스토리이기에,
예전 데미안에서 느끼던 플롯이
이 책을 읽어갈수록 점점 어렴풋이 떠올려졌다.
하지만, 내 느낌으로는 데미안과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생각나는 다른 작품들이 좀 있었는데
하나는 김래원과 배두나가 나왔던 영화 '청춘'과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에서 기억되는 느낌들이었다.
그리고 이 둘중엔 영화 청춘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고.
민은 어릴때부터 성인과 같은 생각이 많은 아이 같다.
곤충 죽이기 등의 무의미한 행동을 하고
후일 그 일을 속죄의 행위들로 메모리에서 꺼내던 아이.
주위의 친구들도 일반적인 순진무구한 캐릭터들은 없었다.
민의 원죄고백 같은 분위기에 성실히 대하는 경수,
기생집을 하는 모친을 둔 철구,
절에서 만난 현우형,
그리고 피아노 치는 동네 소녀까지.
고등학생이 절에 들어가 머리를 식히고 인연을 만나고,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자신만의 상상을 펼치다
러브레터 아닌 러브레터를 전하고 난 후
현실적 인연으로 이어진 피아노 소녀까지 모두가
이 한 소설 속에 등장인물들이지만 왠지
소설가 본인의 경험담은 아닐까란 생각을
자꾸 들게 만드는 자연스러움과 연속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피아노 소녀는 후일 그 소녀가 입원한
정신병원 문병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병의 진행과 주인공 민의 사랑고백으로 이어진 후
군대입대를 통보하는 그 동시의 상황묘사에 까지
어리고 성장기란 느낌의 소설보다는
종교적 구도소설까지의 깊이는 아니어도
인간 각자가 짊어지고 사는 다양한 삶의 흐름에서 오는
번뇌의 느낌과 돌파구를 바라는 기대 등이 전달됐다.
시작과 끝을 현우가 민에게 쓴 쪽지같은 편지로
소설을 열고 끝을 맺는데 뭔지모를 아쉬움도 남는다.
한참 깊은 얘기로 끌고 나가는 듯 하다가
군대라는 일반적 현실에서 끝을 맺어버리는 느낌이라.
책에선 민과 현우의 관계가 마치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모습처럼도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로 더 기억에 남는 인물은 철규같다.
철규가 교도소에서 민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보낸
어머니에게 쓴 그 편지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지도
많이 궁금해진다, 저자의 상상력으로
그 편지를 미리 읽어보는 민의 모습을 넣는 건 어땠을지.
데미안이란 단어느낌보다 훨씬 무난하게 읽히는 흐름이고
20대 초반에서 끝나게 되는 스토리인지라,
어리면 어릴수록 읽으면서 공감대가
더 클수 있을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