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찾아서
남민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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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이란 책속 한단어에 끌렸던 책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데미안의 2편을 읽을 순 없겠지만

예전 미루고 미루다 읽고 참 좋았던

그 데미안이란 이름을 책 제목에 넣은 책이라면

적어도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은 다시 

느껴보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랄까.

읽다보니 왜 데미안을 굳이 책제목으로 넣었을지

독자의 느낌으로 짐작가는 부분은 있었다.

그냥 민이라는 주인공이 군대가지 전까지

살아온 얘기를 쭉 따라가는 스토리이기에,

예전 데미안에서 느끼던 플롯이 

이 책을 읽어갈수록 점점 어렴풋이 떠올려졌다.

하지만, 내 느낌으로는 데미안과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생각나는 다른 작품들이 좀 있었는데

하나는 김래원과 배두나가 나왔던 영화 '청춘'과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에서 기억되는 느낌들이었다.

그리고 이 둘중엔 영화 청춘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고.

민은 어릴때부터 성인과 같은 생각이 많은 아이 같다.

곤충 죽이기 등의 무의미한 행동을 하고

후일 그 일을 속죄의 행위들로 메모리에서 꺼내던 아이.

주위의 친구들도 일반적인 순진무구한 캐릭터들은 없었다.

민의 원죄고백 같은 분위기에 성실히 대하는 경수,

기생집을 하는 모친을 둔 철구,

절에서 만난 현우형,

그리고 피아노 치는 동네 소녀까지.

고등학생이 절에 들어가 머리를 식히고 인연을 만나고,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자신만의 상상을 펼치다

러브레터 아닌 러브레터를 전하고 난 후

현실적 인연으로 이어진 피아노 소녀까지 모두가

이 한 소설 속에 등장인물들이지만 왠지

소설가 본인의 경험담은 아닐까란 생각을 

자꾸 들게 만드는 자연스러움과 연속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피아노 소녀는 후일 그 소녀가 입원한 

정신병원 문병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병의 진행과 주인공 민의 사랑고백으로 이어진 후

군대입대를 통보하는 그 동시의 상황묘사에 까지

어리고 성장기란 느낌의 소설보다는

종교적 구도소설까지의 깊이는 아니어도

인간 각자가 짊어지고 사는 다양한 삶의 흐름에서 오는

번뇌의 느낌과 돌파구를 바라는 기대 등이 전달됐다.

시작과 끝을 현우가 민에게 쓴 쪽지같은 편지로 

소설을 열고 끝을 맺는데 뭔지모를 아쉬움도 남는다.

한참 깊은 얘기로 끌고 나가는 듯 하다가

군대라는 일반적 현실에서 끝을 맺어버리는 느낌이라.

책에선 민과 현우의 관계가 마치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모습처럼도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로 더 기억에 남는 인물은 철규같다.

철규가 교도소에서 민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보낸

어머니에게 쓴 그 편지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지도

많이 궁금해진다, 저자의 상상력으로

그 편지를 미리 읽어보는 민의 모습을 넣는 건 어땠을지.

데미안이란 단어느낌보다 훨씬 무난하게 읽히는 흐름이고

20대 초반에서 끝나게 되는 스토리인지라,

어리면 어릴수록 읽으면서 공감대가

더 클수 있을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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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2020-08-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철규가 데미안에 더 가깝다는 생각은 놀라운 발상이며 공감이 갑니다.^^

‘데미안을 찾아서 2‘ 가 세상에 나온다면 분명 민은 철규집에 가서 편지내용과 철규와 그의 어머니의 삶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