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직전, 맹자를 만났다 - 흔들리는 인생 앞에서 답을 찾는 53가지 지혜
판덩 지음, 유연지 옮김 / 이든서재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2가지 주제로 견해를 듣고자 이 책을 골랐다.

하나는 '지언(知言)', 또하나는 '호연지기(浩然之氣)'


어릴 땐, 오랫동안 맹자가 

성악설인지 성선설인지 많이 헷갈렸다.

정확히는 마음과 머리에 이 용어들이 누구 것인지

한번도 제대로 각인 안시킨 단순한 게으름이고.


맹자의 성선설...

이젠 알지만 모호한 용어.


공자의 글이 유하다면 

맹자의 논지는 직설적...

그래서 그 선함이란게 더 안 느껴졌다.

그런 성선설의 의미를 이 책에서

바른 의도로 좀더 이해하게 됨.


성선설이란,

사람 모두는 본디 착하게 태어났다고만 보는 

그 자체만 중요한게 아니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어느순간 이후로 

다쳐서 기존 가치관이 무너졌다면,

그래서 더이상 사람을 선하게 못본다면,

그걸 나쁘다고만 할 순 없을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맹자의 시각으로 

성선설이 주는 의미 하나에 더 주목한다.


어떤 계기로 사람을 더이상 믿지 않고 

확실한 경계자세로 살아가겠다는 건

득도 있지만 실도 많은 삶이 될수밖에 없다는 것.


즉, 인간관계의 폭이 필수불가결하게

자연적으로 좁아질 수 밖에 없을 

선택이 되버리리란 그걸.


맞는 말이지만 어려운 유연함이다.

인류 자체에 대한 착한 본성은 믿고

케이스마다 처세는 달리 할 수 있는 

플렉서블한 내공을 뜻하니 말이다.


세부적 내용으로써 먼저 '지언'.


지언은 4가지로,


치언(詖辭): 한쪽으로 치우친 말 - 그릇된 점을 알게 됨

음언(淫辭): 방탕하고 도리에 어긋난 말 - 마음이 빠져 있음을 알게 됨

사언(邪辭): 사악하고 바르지 못한 말 - 바른 도리에서 멀어졌음을 알게 됨

둔언(遯辭): 궁색해서 말을 피하거나 둘러대는 말 - 막혀서 더 할 말이 없음을 알게 됨


이 정도의 원전 풀이만으로도 좋지만

책은 좀더 현대적으로 풀었다.


치언: 편파적인 말 - 상대가 감추려는 걸 알 수 있음

음언: 과장된 말 - 상대가 무엇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음

사언: 상식에 어긋난 말 - 상대가 얼마나 이치에 안 맞는지 알 수 있음

둔언: 회피하려 억지로 꾸며댄 말 -상대가 얼마나 궁색한지 알 수 있음


단순하지만 음미할게 많다.


일단 4개의 주제(감춤, 집착, 어거지, 궁색) 보다

'상대'라는 키워드에 포커스가 쏠린다.


다른 4명을 향한 대처 같지만

한사람에게서도 충분히 모두 발휘될 

가능성이 있는 사특함이다.


더불어, 

이 모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살면서 보기 어렵지 않은 것들일 수도 있고.


결국, 4개의 지언이란 

캐치할 줄 알아야 하는 상대의 안좋은 처세의 이면.


다음은 호연지기다.


저자는 사는게 힘들어도 내려놓지 않아야 될

대범함과 자유분방한 태도라 말한다.


대범함은 알겠고, 자유분방함이라...


이는 반대개념을 떠올려 보게 된다.

Freeze 즉 경직됨이다.


마음이 편치못하면 육체적으로는

승모근 경직이 무의식중 동반된다고 하니

이는 실질적인 물리적 경직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자유분방함의 이해는

심리적 경직을 떠올려 봐야 한다. 

그렇기에 호연지기 속 맹자의 본심은 

불리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나름의 배짱(guts)도 될 것 같다.

영원한 굳건함 정도는 아닐지라도.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억지로 힘을 내 하지 않아도 되지만,

모르고 이해가 딸린다고

일찍 포기해서도 안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는 '의지'를 잃은 상태로써

사심(死心 마음이 죽은 상태)라 설명한다.


어떤 식의 자신감이던 

지탱하고 원동력이 되어줄

작은 마음속 불꽃만은

잃지 말라는 격려같은 충고같다.


가급적 원전에 기댄 해석위주를 소개했지만

사실 책내용엔 저자의 견해가

현대적 사례들과 더불어 더 많다.


내 경우엔 이런 중국저자의 주제별 정리보단

맹자 원전 자체를 개성있게 풀어낸 

짧은 그의 설명들이 더 좋았다.

그렇다고 첨언들이 안 좋았다는 건 아니고.


맹자원전 모두를 넣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핵심이 될 만한 원류는

짜임새 있게 넣었다고 보여지는 구성이고

특히 몇몇 구절은 더 와닿았다.


공자님 말씀같은 '논어'보다는

내 취향엔 '맹자'가 더 맞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
페마 초드론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마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를 주관적으로 읽고 쓴 서평입니다]


'페마 초드론'이란 이 책 저자를 

한국에선 얼마나 알지부터 묻고싶다.

딜라이라마나 틱낫한 정도가 아니라면 

왠지 이 미국 승려의 존재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거 같기에.


본론부터 말하자면, 


앞서 말한 그 정도 네임벨류가 책들과 이 페마 초드론의 책 중 

어느 책을 더 선호하냐 묻는다면

난 고민없이 페마 초드론을 택할 것이라서.


책에 소개된 개략적 저자소개와는 별도로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좀더 첨부해 본다.


그냥 평범한 주부로 살던 이 미국인 여자는.

어느날 남편에게서 이혼 통보를 받았다.

그 혼돈으로 스님이 되기까지 했으니 

그때의 파급력은 가히 짐작이 된다.

지지고 볶고 싸우다 벌어진 이혼이 아닌 

그냥 통보였다고 기억하는 그녀기에.

어쩌면 인간사 대중적인 한 사건이 

누군가의 가치관엔 수습불가의 영역이 되기도 하고.

그후 페마 초드론은 어찌저찌 하여 비구니도 됐고 

그때 만난 스승이 초감 트룽파란 승려였다.


스님이 된다는 선택과 자신에게 맞는 스승을 만남으로써

그녀에게 또다른 평화가 시작되진 않았다.

오히려 스승의 물려준 운영자 자리를 건내받고 

책임감의 외형을 띤 의무감 때문에

힘에 부치는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까.


이러한 그녀의 별도 약력과 별개로,

우연히 상관없는 책을 읽다 그녀를 만나기도 했다.


감옥에 갇혀 쓴 에세이 낸 한 죄수가

자신을 주기적으로 면회 와 준 고마운 스님으로 

페마 초드론을 언급하고 당시 모습들을 언급했는데,

그 묘사 속 느낌이 준 이상야릇과 이질감이

이번 책을 읽으며 뒤늦게 답을 얻기도 했다.


이 책 원제목은 'Comfortable with Uncertainty'이기에

한국번역본의 제목은 직역일 수 없으나,

오히려 페마 초드론이 표방하는 세계관은

가장 잘 뽑아낸 글귀로 다가온다.


왜냐면, 그녀는 대부분의 책에서

삶의 본성을 타인에게 설명할 때 

희망과 긍정성보다는 삶은 고뇌 자체임을 숨기지 않는다.

다만 이를 '그냥' 마주하라는 

그 조언만을 더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이게 단순 비관론적 세계관의 설파가 아닌

무(無)의 중간쯤에 있다는 그 점 때문이다.


'그냥 그런 것이다,

삶은 그런거고,

타인은 그런거고,

자신도 그런거다' 라고...


내세구원론적 종교의 존재는 

그녀의 책엔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살아있는 동안 깨달음을 돕고자 할 뿐.


그럼에도 그녀의 여러 책들 중

이 책에서만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라면

독특하게 '여린 마음'이라 추측한다.

이를 불교적으로 '보리심'이라 부르며.


아까 말한 다른 책 속 생뚱맞게 봤던

인연없던 한 죄수의 면회를 

먼길을 운전해 자청해 왔던 그녀의 선택을

그 책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면,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게 이젠 보리심 즉, 

'여린 마음'이었음을 이해한다.


맹자의 측은지심이나 불교의 보리심 모두 같지 않은걸까?


타인을 궁휼히 여기고 그 사정을 살피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무너지는 그 마음.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를 일종의 

따뜻한 '투사(projection)' 정도로도 봄직하고.


그녀가 권하는 명상기법에서도 

이런 보리심의 일종을 볼 수 있는데,


'통렌 기법'이라 부르는 조식법으로,


슬픔을 들여마시고 기쁨을 내뿜고

외로움을 들여마시고 사랑을 내뿜고

분노를 들여마시고 평화를 내뿜고.


여기서 말한 방식을

각자의 명상가들이 행한다면,

한명한명이 세상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공기정화기 역할이랄 수도 있겠다.


모두의 버거움을 끌어안고 

그걸 정화해 돌려주는 인간 정화기...


이런 모든 것엔 그녀가 말하는 

보리심(여린 마음)이란게 동행한다고 본다.


그녀가 쓴 책들 중 명상법 책과 더불어 

이 책은 가장 대중적이고 편한 에세이다.

그럼에도 가볍진 않은 건,

덤덤히 가리키는 그 곳이

페마 초드론 그녀의 가치관을 보여주기 때문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술과 지휘 - 명령을 내리는 법, 조직을 움직이는 법
마쓰무라 쓰토무 지음, 강모희 옮김 / 보누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집필요청을 받은 저자 스스로가

요즘 전쟁기술에 관심있는 일반독자가 

과연 있겠느냐는 고민부터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책탄생의 의미를 다수가 아닌

있을지 모를 1명에 잡고 시작.


일단, 내용들이 정말 실제 전장을 다룬다.


읽기 위해 약간의 지식이 필요할 경우

책초반 그런 걸 싣는 구성이 이 책에도 쓰였는데,

편제용어나 쓰이는 각종 기호들 및 약칭에 대해 

일정부부 설명해 놨다.


첫 절반분량엔 전략과 전술을 개략적으로 논한 후

정확히 중반 이후엔 Q섬이란 가상지역을 설정하고

침투 및 진격하는 시뮬레이션을 그려 놓았다.


사용된 단어들을 숙지해야만 읽을 수 있진 않다.

다만, 대비되게 쓰인 단어들 몇몇은 

재미도 있고 착각하기 쉬운 것들이라 정리해본다.


먼저 전략과 전술을 보자면,

전략이 거시적인 숲이고 전술은 미시적 존재로

전략이란 틀에 맞춰 전투시 사용되는게 전술.


추적과 추격이란 말도 눈에 들어오는데

단순히 쫓는건 추적, 

쫓아서 격퇴까지 하면 그런 추격.


부대기호도 그림 안에 쓰이기에

눈에 띄는 것들을 나열해 보면,

부대편성은 모두 직사각형의 네모 형태로써

보병은 네모 안에 X표가,

포병은 네모 안에 검은 동그라미,

기갑부대는 네모 안에 궤도모양을 그려넣었다.


결국 이 책의 백미는, 

Q도라는 섬에서 이루어지는 가상전투로

말이 아닌 실전을 이해시키려 등장한다.

가상의 연합군 적과 대치하는데

역사속 유명한 전투들을 각 대치상황마다 응용했고

유명한 장군들의 전술들 또한 거기에 활용됐다.



일례로, 혹시 영화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작품을 봤는가?


첫장면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시작하는데

총알받이처럼 해안에 상륙하려는 미국측과

이를 기관단총의 연사로 막아내는 독일군 사이의 대결을 보여준다.

실제 이런 역사적 전투장면을 이 책에서는

스케일은 축소시킨 미니전투로 그려놓았고,

역사와 반대로 미국에 밀린 독일이 아닌

대등한 3가지 전제를 가정해 놓았다.


1. 국지전에서 밀리지 않은 독일군

2. 히틀러 암살 시도가 없었다고 가정

3. 독일 사령부가 건재했을 경우


독일승리를 바라며 쓴 억지 가정이 아닌

전술과 전투상황시 더 대등한 대치상황을 

가상하고 열세를 줄여본 것.


흐름이 하나처럼 전개되지만

이런 노르망디 상륙작전부터 6.25 전쟁 중 중공개입까지 

여러 전투들이 이 Q섬 모의전투마다 응용됐다.

매 전투마다 아이디어를 다 밝히진 않았기에

뭉뚱그려 하나처럼 전개됐다고 말했고

모든 배경은 마지막에 정리하듯 설명된다.


보다가 특별히 놀란 몇개의 상황들이 있다.


지뢰가 깔린 지역을 통과할 때

우회 않고 지뢰를 밝으며 

전진해 결국 적진에 다다른다는 가정은

기동을 높여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단순한 작전이었다.


적진을 뚫듯 치고 들어갈 때

일단 뚫린 그 지점만 진격하는 모습이 아닌,

뚫린 첫관문의 바로 좌우를 넓히듯 들어가면서

마치 퍼지나가는 모양으로 공격을 지속하는 전술.


어떤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다거나 

어떤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더란 말은 생략하겠다.

다만, 사람과 사람이 일대일로 싸우는 경우의 수만큼

집단 대 집단으로 상대하는 전투 또한

더 치밀했고 과감한 기동까지 겸해

수싸움에서 반걸음 앞서는 모습을

최대한 묘사한 거라 이해해 본다.


대부분 한사람이 지휘하고 타인을 움직이는 

전술과 전략을 보여주기에,

지휘관의 고뇌가 실전처럼 느껴지던 것도 특색.


근데 어느 사례에선 진격 중

자기가 몰던 장갑차를 버리고 갈 수 없다고 

남겠다고 우기는 병사마저 

신경써주는 지휘관의 묘사는 진짜인가도 싶다.

 

단순 복종보다는 다소 이해 안가는 이 같은

의견수렴까지 많이 보여주는 이런 변수마저도 

많이 등장시킬만큼 구성자체가 단순하지 않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
안 뒤푸르망텔 지음, 이세진 옮김 / 사람in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에세이다.

철학자이자 정신분석가로써의 글들이라 

복잡하고 사색적으로 묘사한 게 많아

쉽게 진의를 즉각 파악하기란 

꽤 까다롭기도 하면서.


그런데 진짜 신기했던 건,

몇몇 단편들은 놀라우리만치 

독특한 와닿음이 즉시 이해가 되며

호흡처럼 받아들여지는 기분이었달까.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리스 신화 속 두 인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책마무리조차 이 두 인물을 다루며 끝을 맺는데

전체내용은 수십개의 철학적 에세이들임에도

가장 신경써 다뤄진 이 소재를 우선 돌아보고 싶다.


이 신화의 모티브라면,

죽은 자를 그리워 한 남자가

다시 살리고 싶다는 망상적 바램을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 낸 기적으로 보여진다.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다시 이승으로 데려오기 위해 지옥으로 간다.

자신의 탈 인간급 능력으로 결국 

지옥의 신 하데스마저 설득하고

아내를 데리고 나오는데,

허락을 받았음에도 조건이 하나 붙었다.


'다 빠져나갈 때까지 절대 아내를 뒤돌아보지 말 것'


고생 끝에 성공한 그였지만

완전히 데리고 나가기 전까지

오르페우스는 계속되는 불안함에 힘들다.


'따라오고 있나?' 

'진짜 나와 동행 중이긴 한건가?'


그러다 거의 도착했을 때 

마치 부인이 오르페우스를 시험하듯

돌아볼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한 것처럼 묘사했는데 

어쨌건 마침내 뒤를 돌아보고만 오르페우스.

그 순간 다시 빨려 들어가듯 아내는 사라져 버린다.


이 소재로 저자가 쓴 모든 문장들은 극적이다.


그중 에우리디케가 다 빠져나온 지옥으로 

되돌아 갔다는 결말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 중간쯤에 머물게 되버렸단 저자의 해석은,

신화적 결말을 2차 가공한 작위적 상상이긴 하나 

다 읽는 나로써는 이 상상의 이유에 공감해 볼 수 있었다.


정신분석가란 약력으로 짐작해 보고

위험예찬이란 제목에서도 이해해 보듯,


많은 심리적 부담이란,

저마다의 무의식 속엔 넘어서지 못하게 설정된 

기억 안나는 원초적 불안이 초래한 결과물이고,

그걸 마주하고 감당할 수 없기에

2차적 부산물처럼 그 원인제거 없이 

왠지 불안한 조짐을 안고 사는 

일종의 선택적 불이익처럼 묘사했다.


이는 용기를 내라는 격려거나 인도도 아니다.


다만, 모든 것에 이유가 있고 

만일 불편한 무언가를 깨야한다면

마주하게 만드는 건 용기가 아닌 

'선택'이라 사실만은 명확하다는 정도일 뿐이기도 하다.


이 신화 속 오르페우스를 저자는

마치 다 이룬 소원을 놓친 인물로써가 아닌,

지옥을 빠져나온 에우리디케를 

또다른 혼란에 놓이게 한

불행의 원흉 정도로 그려놓는다.


그 어려운 여정을 다 겪어놓고서

결국 마지막 순간 스스로 믿지못하고 

확인하고 싶어진 오르페우스의 조바심이

자신의 과업도 망쳤고 

아내도 되돌려 받지 못한 듯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바로 갑자기 

정신분석을 받는 누군가의 현실을 

한편의 소설처럼 연이어 등장시키는데, 

그 인물의 이름은 에우리디케다.


지명도가 있는 한 정신분석가에게 찾아가 

1차 상담을 받은 그녀는 기대보다 

애매한 말들임에도 오래된 불안의 실마리를 얻었다고 느낀다.

자신이 죽고 싶어한다고 믿는거 같지만

사실은 살고 싶다는 반증 아니냐는 분석가의 말에서.

그후 다시 찾아갔을 때 그 상담가의 부고소식을 들음.


죽음을 두려워한 사람은 살아있고

죽음의 이유를 평가한 사람은 죽어있다.


사람이 가장 불안해 할 상황을 죽음으로 꼽지만

어떤 죽음이라도 예정돼 있는 것이란 전제하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완전 예측불가능한게 아닌 죽음을

그 시기만 예측하기 어렵단 사실 때문에

죽음의 도래를 그리도 두려워하며 

살아내는지에 대한 통찰로 느껴지는 구성.


많은 죽음의 가능성들이 죽이지 않고 우리를 지나갈 때

우린 그것을 모르고 지나치고 살아간다는 저자.

사는동안 마지막에만 접할거라 믿는 죽음의 순간들이 

실은 생애 중 가장 맨마지막에만 있지 않다는 

이런 해석도 무척 철학자 다웠다. 


스토리가 아닌 문장에 매력이 존재하는 구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몰랐던 작가인데 다시 만나고 싶던 2권의 동화가 

모두 이 사람 책들 속에서 다뤄지기에 읽고 싶었다.


파랑새, 행복한 왕자...


다만, 파랑새는 1권에, 

행복한 왕자는 이 2권에 있다.

생각만으로 간직해 온 이런 책들을 

한사람이 모두 언급한 경우라 신기했고 

이런 계기가 한편으론 고마우면서 기대됐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왕자에 국한해

내 정서와 작가의 감성엔 차이는 있었다.

작가는 빈곤과 자비를 주요 모티브로 

행복한 왕자를 공유하고 싶어했고,

난 이 작품을 슬픔으로 더 대하기에.


이 단편 포함, 모든 수록된 동화들은

원전을 이해하는데 도움되도록 

발췌된 중요문장들이 매 작품마다 실려있다.

당연히 행복한 왕자 또한 그러하고.


일단 '행복한 왕자'는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그냥 오스카 와일드란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 행복한 왕자를 그가 쓴 걸 알고 놀랐던 기억도 난다.

이렇게 짧고 단순하며 쉬운 동화가 이 작가꺼였다니...


높은 망루에 세워져 있던 왕자의 동상...


그의 눈에 밟히는 수많은 사람들은 계속 돕다가

결국엔 넝마가 되어버린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

우연치않게 왕자를 돕게 되다가 떠날 때를 놓친 제비는 

추워진 날씨와 체력소진으로 결국 왕자 발치에 떨어져 죽는다.

그때 왕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납으로 만든 심장이 두동강 나면서 

그또한 제비처럼 생을 마감.


어린 나이였지만 이 작품은 

참 많은 걸 느끼게 해주던 스토리로,

당시 7살 나이였던 내 나이대까지 기억하며 

이 작품을 음미할 정도로

잊고산듯 살면서도 안에 간직하던 작품이었다.


제비의 선한 마음은 어린 나이였지만 어리석어 보였고,

제비를 진심으로 걱정하긴 했지만 

제비없이는 남을 도울 수 없던 왕자의 선함이 

제비를 결국 죽게했다는 아이러니도 

어린 나였지만 매우 슬프게 느꼈던 동화였다.


게다가 난 만화책으로 봤는데, 

제비가 떨어져 죽는 순간

왕자의 심장이 끊어지듯 나뉘며 죽는 장면 또한 

그림으로 보면서 충격적이었고 

한편 너무 어리석은 왕자라 느꼈기에 또다르게 슬퍼졌었다.


많은 사람들을 살리려 노력한 왕자지만

가장 자신의 편이 되어준 제비를 죽인 건 왕자이니까.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선행은

둘만의 죽음으로 끝을 맞이하며 말이다.


저자는 이 작품해석을 빈곤과 자비로

난 착하지만 어리석음을 슬퍼했던 '행복한 왕자'란 작품.


작가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지만,

이 작품과 관계없이 

몰랐거나 이해 못했던 다른 작품들 중엔 

저자때문에 알게돼 감사했던 것들도 있었다.


정글북, 끝없는 이야기.


정글북은 애니메이션으로만 보고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으로 원전을 간접 경험하니

정글북의 모글리에겐 만화같은 해피엔딩은 아니다.

정글에서 키워졌으나 인간이라 동물들에게 밀어내졌고

돌아간 인간사회에선 인간과 다른 면 때문에 밀어내진다.

결국 그나마 주저앉지 않은 모두에게 거부당한 모글리는 

자기만의 무리와 동행할 수 있는 행운은 있었고

자신의 공간과 세계를 개척해낸 인물로 살아간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에선 

이 책을 통틀어 어른이 된 내게 

어릴 적의 '행복한 왕자'보다 

다른 느낌으로 가장 와닿는 작품이다.

물론 이또한 동화인거고.


아웃사이더인 주인공 '바스티안'은

엄마를 잃고 이젠 아버지와만 살면서 

아버지에게 정을 주지 않고 소원하게 군다.

학교나 친구 어디에서도 정을 붙이지 않는 아이이면서.

그러다 평범한 동화들 속 컨셉처럼 

특별한 임무가 주워지고 소명을 완수하지만 

이 주제 외에 하나의 주제가 더 존재했다.


'바스티안, 너의 진짜 소원이란?'


진짜 소원이 뭔지 아이 스스로

'자문'해 보는 것에서 시작된 숙제.


내 소원이 뭐지? 

소원, 소원, 소원이라...


그 앞에 "진짜"란 형용사까지 붙인 후

바스티안은 자신의 그 진짜 소원을 찾는다, 그건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작지만 영웅서사 마치고 긴 여정에서 돌아왔을 때 

바스티안은 그 환상에서 얻은 

다음과 같은 힘으로 현실을 살아낸다.


'환상세계도 절대 갈수 없는 사람도 있고,

갈순 있지만 영원히 거기 머무는 사람도 있다.

반면, 너처럼 갔었지만 다시 돌아온 사람도 있지.

너같은 사람만 결국 2개의 세계 모두를 건강하게 만든다'...


저자가 공유하고 싶던 

'어른을 위한 동화'란 컨셉을,

난 이 작품에서 좀더 명확히 느꼈다.


불만족스럽던 자신의 삶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한 건,

이젠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바뀐 자신이라서가 아니라,


바뀐 자신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건

바로 이 불만족스러운 현실 안에서라야 더 가능해지고 

이 현실에서는 바뀐 자신을 

더 체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 작품에서 이런 저자의 평가 또한 공감되고 훌륭했다.


자신을 찾으라던가 

단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가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자신을 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부터 말해주니까.


이어서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는 건,

또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이 깨달은 사랑을 

알려줄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하는 거란 실

질적 조언도 매우 진실되다.


작고 앙증맞은 책이지만

동화가 지닌 상상력으로 독자의 채울

나머지 감성에 각자의 숙제를 남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