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깨우기 - 몸의 감각을 깨워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법
피터 A. 레빈 지음, 김아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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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란 말이 너무 유행처럼 쓰인다.

더 희안한 건, 그리 흠처럼 느끼지 않고 어느 정도 

진단없이 스스로 말하는 사람도 많고,

진단을 받더라도 너무 숨기려 노력하지 않는다는 느낌.


한글자만 다른 조울증이라던가

정신과에 입원을 했다해도 그럴까?

우울증 만큼은 아니지만 조울증까지는 

편하게 스스로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지만,

정신과에 입원한 걸 여행 후 돌아왔다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까지는 만나기 힘들다.

본인이 말하진 않지만 알 수 있는 경우는

주변을 통해 들었거나 가족이나 직장 학교 등

이미 알고서 모른척 하는 경우가 있겠다.


이 부분에서,

이 책과 연관해 볼 부분이 있는데,


진짜 우울증인지, 

진짜 조울증인지, 

진짜 병원에 가야할 정도인지,

필히 약복용을 해야 하는지까지


자연치유나 극복이 정답이라서가 아닌

저자가 말하는 트라우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앎으로서

한번쯤 이 공식으로 상황과 자신을

대입시켜 볼 이유가 느껴져서다.


투쟁 회피반응은 너무 유명한 용어지만

프리즈(얼어붙음)은 직관적으로는 와 닿아도

이걸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기엔 

완전 문외한일 경우 더욱 녹녹치 않다.


프리즈...


1차적으로 아무 것도 못하고 굳어있는 정서다.

얼음땡 놀이처럼 움직이던 한 인간이

순간적으로 굳어지는 걸 상상할 수 있겠는데 

물리적인 그런 상태만은 아니다.


정서적 심리적 경직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그로인한 무기력과 희망없음을 느끼며

마치 무저항 운동을 하고있는 평화주의자 간디처럼 

스스로 변해버린 걸 상상해 볼수도 있겠다.


의미를 이해했다면 2차적으론 

이런 반응의 필요유무를 봐야한다.


안좋은 거 같겠지만 책은 

이것의 효용까지를 말하고자 한다.


죽어있는 듯 포식자에게 끌려

잡혀가는 피식자는 겁이 나서 

제발로 도망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일단 죽은 척하다가 

가장 유리한 순간 도망칠 기회를 잡기위한 

동물의 본능적인 반응으로도 해석.


인간이 무엇에 잡아먹히는

먹이사슬 속 동물은 아니지만,

이해를 위한 의미전달로는 충분히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제인 트라우마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지는 데,

내적으로 생긴 회복을 이끌 에너지의

분출구가 없었기 때문이란 결론이 되기에

이 이론은 더욱 신빙성이 커진다.


외상적 고통 또는 심리적 고통을 겪은 후

원래 가지고 있던 본인의 에너지나

회복을 위해 발휘되야 할 내적 에너지가

적절하게 빠져나오지 못함으로써 벌어지는

병 아닌 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설명.


불의의 사고나 상황으로 심리적 병을 얻었으나 

그걸 해쳐나 올 수 있는 에너지는 이미 몸 안에 있음에도,

스스로도 잘 모를 족쇠를 채움으로써

적절히 에너지 분출을 발휘하지 못함으로 인해

오히려 그 에너지가 병원체의 역할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곧 PTSD라 말하는 저자다.


어떤 트라우마가 준 불가향력적 계기는

외부적인 것이기 때문에 꼭 막을 순 없겠지만,

대부분의 트라우마란 적절한 시기에 케어되고

본인 스스로 그런 상태임을 인식만 잘 하고 있다면

완전히 벗어나거란 불가능하지 않고

적어도 만족할 만큼 완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중요하다.


또한, 트라우마는 더이상 고통으로써만이 아닌

삶을 도약시켜주는 발판도 될 수 있는데,

갇혀있던 에너지의 올바른 발산이 

회복탄력성의 시너지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좋은 트라우마 책을

이번 책까지 포함 2번째 만나는데,

첫책은 원칙적 설명과 강학적 지식을 줬다면

이 책은 더 실생활과 연결된 

살아있는 트라우마 지식을 주는 느낌을 받는다.


보통 책의 뒷부분엔 결론이 존재하지만

이 책의 후반부는 대상별 또는 사례별 트라우마 접근법이라

오히려 초중반 내용들에서 좋은 내용들이 포진돼 있는 구조다.


세상에 좋은 책이 너무 많다.

다 읽을 순 없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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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상처받는 당신의 마음에 대하여 - 고통과 상처에 대한 심리학적 처방
롤프 젤린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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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롤프 젤린'의 책은 거의 다 읽은 듯 하다.

종이책만이 아닌 e북으로도 가지고 있는데

단순히 너무 팬이여서가 아니라

심리학을 다루는 저자의 글느낌 자체가

내용을 떠나 자꾸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번 책은 고통과 상처에 관한 

저자만의 해석과 대처법을 다루는데,

역시나 문장의 모든 느낌이 꽤나 탁월하다.


여러 이야기들 중 스트레스를 살펴 보자면,


스트레스란,  

인간이기 때문에 유일하게 겪는게 아닌

살아있기에 겪는 많은 경험들이 스트레스가 되는 건데

외부적 충격과 내부적 충격으로 나눠 고려해 보고 있다.

외부적인 건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고통인 것인데,

이때 인간은 그 위협에서 살아남으려 

본능적으로 애쓰게 되지만,

이 본능이란 사람이 주체가 되어 발휘되는 것으로

직접 판단하고 해결되는 문제접근법이 아닌

판단자체가 보호본능을 발휘 되어

자신을 지키려는 힘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

이는 유전적 요소로 다분히 생존에 필요로 장착된 능력이지만

때로는 오히려 방해와 부담으로 작용하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부분.


조금 범위를 좁혀 들어가

정신적 상처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루게 되는데,

저자는 외적인 공격이 내적인 상처로 이어져

자신이 만드는 스트레스가 되어가는 사이클을 들려준다.


위험하지도 패배하지도 않는 삶,

무탈하기 만을 꿈꾸는 게 인간적 본능이지만,

어떤 부정적 상황을 겪게 됐을 땐

불가피하게 사고, 감정, 신체 모두에 영향을 받는다.

고로, 정신적 상처는 육체적으로도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문제란 게 중요.


여기서 중요한 설명이 등장하게 되는데,

감정적 상처를 받을 시 3가지 요소에 침해루트가 열림.


감정변화, 신체상태, 사고양상


이 3개가 기존과 바뀌게 되는 것.

이로인해 스스로 자신이 받은 고통 주위를 맴돌며

끊임없는 재생산 될 고통을 자초하게 된다고 본다.


이 상황을 지혜롭게 넘기지 못한다면

자신이 받은 상처와 고통만 

내면을 가득 채우게 되기 때문에

본인의 인식이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단순히 자책을 피하려는 의도는 아니지언정

외부로만 상처와 고통의 원인을 돌릴 수 있으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 있음은 부정하고,

주위를 친구가 아님 적으로 간주하게 되거나

선과 악으로만 판단내리게 될 수도 있다.


다각적인 인지적 이해나 노력없이

2분법적 논리로만 모든 걸 판단하게 되는

블랙홀에 빠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게 포인트.


이쯤 이르게 됐다면,

부정적인 것만 발생되는 게 아닌

자신을 지키기 위한 긴장감과 에너지까지 쌓게 되어

이또한 정과 부과 공존하는 아이러니의 상황일 것이다.


즉, 

방어용으로써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순기능과

모든 힘을 스스로 눌러버리거나 

무거운 짐이 될 수는 역기능적인 면이 

모두 다 가능하기 때문.


건설적으로 에너지가 방출되기 위해선 

생각이 아닌 행동이란 식의 설명만이 아닌,

주의와 노력이 필요한 단계다.

 

트라우마에 관련한 책에서

고통이 된 외부사건의 원인을

제대로 방출되지 못한 에너지라 설명한 것과 비슷해

이 책의 이해함에 도움도 됐다.


한국적 표현으로 이 미방출 된 에너지가 일으키는 질환은

'홧병'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해보기도 해 보면서. 


저자는 본인의 이론을 정통이라 설명하지 않는건

자신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늦은 나이에 시작한 심리학이라

좀더 초월적이고 독창적인 접근이 가능했다고 

스스로의 보고 있음도 인상적이었다.


심리학 책이 분명 맞지만

잘 쓴 심도 깊은 에세이 느낌으로 읽어도 좋을 책이라 본다.

주제를 다루며 결코 길을 잃지 않고

동어반복적인 부분이 없다는 점이 

글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들이기도 하고.


만일, 답이 없는 고통에서 헤매고 있다면

한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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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할 부모와의 관계 정리 수업
가와시마 다카아키 지음, 이정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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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런 딜레마와 마주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출발해 보자면,

부모를 미워한다해도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다는

그 뜻으로만 단순히 이해하면 될까?


비유적으로, 

이혼을 앞둔 한 부부의 예를 들어보고 싶은데,

이혼전문 여성변호사가 예를 든 것으로

때마침 이 책의 사례들과도

좋은 비교사례라 생각이 든다.


이혼을 고려중인 한 여성이 있다.

남편과 결혼하여 큰 트러블 없이 결혼생활을 했고

젊었을 땐 남편이 혼자 가정경제를 책임지며

아내는 남편의 협조로 받아 공부를 하며

사회진출할 경력과 기회를 쌓은 후

어느덧 맞벌이 부부의 위치에 이른다.


그러다, 

남편이 수입이 본인보다 줄어들고 

경제적 지위가 역전된 부인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게 

불만스럽고 가족으로써 책임도 벗어나고 싶다.

자신이 이룬 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고 싶기에

현재의 남편이 더는 싫고 이혼하고 싶어서.


이게 왜 부모를 다룬 이 책에서 

생각할 만한 딜레마가 될수 있을까?


변호사는 이 부부의 상황을 이렇게 해석했다.


여자의 결정과 판단을 

단순 이기적이라거나 배신행위 등의

인간적인 갈등요소로써 판단을 가늠하지 않음에도,

여자는 입장이 바뀌니 남편과 달리

이렇게 생각하게 됐고 이기적이 되었갔다는

뉘앙스로 들릴만한 부부의 사연을 

대략적으로 들려는 줬지만,

정작 얘기하고 싶었던 건 다른 부분이었다.


변호사란 직업적 관점에서 

이 부인은 남편에게 납득할 만한 보상은

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하는.


책임감이거나 의무감으로써

여자의 결정을 논쟁거리로 오리려는 게 아닌,

자신이 어떤 관계를 끝내고 싶다면

그냥 내가 싫으니 끝내고 싶다거나

알아서 사라줘 달라 식이 

어른 사이에나 사회적 계약관계에서 용인되어선 안되고,

나와 너의 입장을 고려하여 정리한 후 끝내라는 것.

경제력이 높이진 부인이 자신을 위한 선택으로써 

남편에 대한 책임소재분에 한해선 정리해야 한다는 것.


앞서, 책이 주는 심리적 딜레마를 먼저 언급한 이유는

이런 부분에서 겹치게 된다.


부모를 미워해야하는 입장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마음 약한 자녀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괴롭지만 수긍해야 할 논리를 배울수 있는

순기능 적인 책이 당연히 될 것이지만,

진짜 미워해야 하는 건 오히려 부모입장임에도

이 책의 내용을 자녀가 반대 입장이 되어

책에서 권하는 바를 자기합리화의 근거로

자기위안을 하고 적용할 수도 있을테니까.


이혼과 부모와의 거리둠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바로,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다뤄지는 어떤 대상은 같을지라도

입장은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좀더 시각을 넓혀볼 수 있겠단 부분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는 부모를 미워해는 방식은

화를 내거나 원망을 하거나 

잘못에 대한 시인을 받아내려고 하는 등의

1차원 적인 것들이 아니다.


근본적인 질문으로써

정서적 거리와 심리적 지지기반을 확립하지 못한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에게 문제있는 경우로 국한해 봐야한다.


이 중, 

부모를 향한 봉양의무에 관해서

아이를 키운 모든 유무형의 서포트는

부모의 선택이었으므로, 

자녀는 어떤 부채의식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책의 답은 그렇기에 단순 적용되기 어려울 거 같다.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정리지만 

앞선 딜레마를 대입시켜 자신만의 경우만을 

냉철히 정리해 보며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부모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부분은,

그냥 자식의 결정으로 인연만 끊으면 될

정서적 거리만 단절식이 답이라는

그런 가족관계만 있진 않을테니까.


즉, 

부족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더 배푸는 관계란 게

자녀가 부모를 더 돌보며 자란 역기능적 가족뿐만이 아니라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자식에게도 해당될 상황일 수 있는데,

단순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부모에게서 아이로 흐르는 원웨이로만 생각해야 한다면,

모든 패륜과 불효도 그냥 사람끼리의

다소 냉정한 관계정리라고도 보면 될 테니까.


책의 맨앞에는 자신의 심리편향 정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문답표가 실려있다.

객관적으로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부터

깊게 성찰해 보는게 이 책을 읽는

목적이자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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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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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주제로 달리는 내용이 아니다.

흡사 매일 바뀌는 신문의 사설란을 읽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엮인 책으로 보이는데,


국제적 정세,

현대 문화적 변화,

판단기준의 변천,

AI가 미칠 생활혁신 등


다각적인 주제에 대해 

이공계적 커리어를 쌓아온

저자만의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분명히 끌리게 만드는 매력이 존재한다.


이 중, 고통에 관해

'쓸모없는 고통'으로 다룬다는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글을 풀어가는 자체가 재미를 주는 챕터라

선별해 소개해 보며,

맹자의 한구절과 니체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이 장에서

고통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고 능력을 키워준다는 걸

인간의 오랜 맹점으로 들여다 봄을 정리해 본다.


10년간 고통스럽게 부인에게 구박받으며

늘 무능력하다며 욕먹고 산 남편이 있다는 가정했을 때,

이런 삶 때문에 생기를 잃어버린 

지난한 세월을 견뎌 온 남편을 만든 그 고통들은

과연 그만의 내공이 쌓이게 해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란 질문을 던지는 저자...

'고통' 또는 '고생'은 필요한 건지를 물으며.


'고생'...


힘든 경험을 하거나 혹은 

전혀 즐겁지 않은 일을 함으로써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


책이 말하는 이 정의를 통해,

고통이란 과정의 부산물일 뿐

그 자체로는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라 단언한다.


그렇기에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통 포함 고생을, 

마치 결과물로 받아들인다면 귀속 오류이고 

착각일 뿐이라 설명하는 저자 완웨이강.


몸에 좋은 약을 

쓴맛이 나지 않게 캡슐에 담았다고

약효가 전달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냐면서.


고난 속에서도 긍정인 사람이 됐다면 이유는,

고난 때문이 아닌

고난에도 '불구하고'라는 착상이라 말하는 그다. 

위트도 있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영어적 표현으로 만든 문장.


고난이 자신을 단련시켰다는 건 

이와 같은 귀속오류 중 하나로써

긴세월 청춘을 낭비한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며,

스트레스에 정면으로 맞서 보는 게 

삶을 살아가는데 알아야 하는 방식습득이 돼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트레스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도전으로 받아들여 대치한다는 마음을 먹을 줄 아는

여유도 능력으로 가진 마음가짐이

필요할 거란 말을 해석으로 붙이는 저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결국

고생과 스트레스를 피할 순 없는게 삶이겠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해가는 중 

이미 충분히 많은 고생을 했다면,

굳이 고생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단언을 함으로써

읽는 이의 마음 속 짐 일부는 덜어주는 듯한 

이어지는 논리 그리고 논리의 향연 같았다.


갑자기 이후 이야기는

아이와 어른이 대하는 고통에 대한 자세를 

비교하는 쪽으로 촛점이 모아졌는데,

특히 아이에겐 

성장 자체를 엉끄러뜨릴 수 있기에 

고통을 주지 말아야 하고,

고생은 나중에 기쁨으로 바뀌는 채권이 아니라서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나 사람에겐

결코 자원이 아닌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결론.


직면해야 할 고통과 스트레스를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건 나를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든다는 당연함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가능한 정신을 성숙하게 정비해

그걸 지니고 대처하며 사는 것만이 

고통과 맞서는 현명한 방법이라 끝맺는다.


상당히 긴 얘기를 압축적으로 요약해 본거라

원문의 느낌은 읽는 각자가 다를 거 같다.


어떤 주제들은 이와 같이 

재미도 있지만 깊이가 있는 글들이라

이해와 공감을 주는 동시에

분명 읽는 재미가 확실하다.


철학자가 아닌 과학자가 쓴 글로써

문과적인 마인드가 아닌 이과적인 마인드가

이 책의 컨셉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기에

그 자체의 재미만으로도 가치가 느껴지는 책.


사회나 정치를 다루는 소프트 사이언스가 

물리학 같은 하드 사이언스보다 

훨씬 레드오션이자 복잡하다는

그 논리적인 말에도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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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어
로빈 노우드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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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읽더라도 기대보다 더 좋게 느낄 책임에도,

읽기도 전에 책제목만으로 읽을지 말지를 평가한다면,

그 선택폭이 좁아질 확률이 클 수 있어 안타깝다.


1985년 초판이 나왔으니

25년이 지났을 때 다시 쓴 서문을 보면,

그때가 2010년 전후일 듯 한데,

1985, 1997, 2008년 출간된 것으로 책엔 찍혀 있으니

25년째 쓴 이 서문의 정확한 연도는 2008년 일거다.


좀 오래 전 출간됐지만 

살아 남은 자체가 인정받은 증거라

그래서 여러번 개정 증보판까지 냈으니

신뢰가 가서 좋다는 이유만도 아니다.


검증된 좋은 고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 장점들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데일 카네기 책 등에서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담백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설명들,

정확하게 필요한 건만 언급하고 그런 안목이 이 책엔 있다.


내용면에서,

이미 현재 출간되는 책들에서도 충분히 다뤄지고 있고

비슷한 내용들로 접해 본 듯 해도,

이 책엔 데일 카네기나 나폴레옹 힐 같은 

저자나 시대가 탄생시킨 원전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낌처럼 기품이 있고,

오늘날처럼 윤색되고 파생되기 이전에 

가장 순수했던 예전 시각으로

핵심내용을 다룬다는 느낌을 준다.


'사랑이 아닌 집착'이란 제목은 

책이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를 담은건 분명하지만,

이 책은 전체적으로 

불합리한 선택과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한사람의 심리와 back story의 핵심을 건드리면서

필요한 해결책으로 흘러가고 있는 넓은 구조를 지녔다.


비슷한 내용들로 좋은 책들은 여럿 있지만

이 책 저자만의 느낌과는 다르다.

군더더기 없는 설명으로 관통하는 힘이 있고

필요없이 위로하거나 감정을 심으려 하지도 않는다.

울지 않는 배우의 연기에서 

더 슬픔을 느끼게 되는 서사 같다.


여러 내용 중, 멜라니란 여자의 선택을 들여다 보자.


챕터제목은 

'잘난 여자가 왜 못난 남자를 선택했을까'지만

못난 남자 존재자체에 누군가는 

그 여자의 입장이 되어 화를 내거나

여자가 어리석다는 느낌을 주려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독자는 알아서 느낄 것 같다.

여자는 왜 잘난 여자라 해야하는지

남자는 왜 못나야 하는지.


어머니가 정신병을 가졌던 멜라니...

그녀는 어릴 때 자연스럽게 

빈 공간이 된 어머니의 그 자리를 넘겨 받는다.

아버지에겐 아내와 같은 딸이자

형제자매에겐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됨으로써.

어머니는 살아있지만 유명무실 했기에 이유가 됐지만

그래서 멜라니의 어릴적 삶은 시작부터 

막중한 책임으로 인해 당연히 무거울 수 밖에 없었지만 

저자는 이걸 다른 각도의 이야기로 그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그녀가 어릴 때 결국 자살하고 만다.

그런데 그 자살동기엔 딸의 이런 불합리한 역할이

일정부분 그리 만들었을 가능성을 말하는데,


그 설명을 듣기 전, 

왜 이렇게 한 여자아이를 

가혹하게 만들려 하는지부터 공감하기 싫었다.


무작정 이유를 듣고 싶지 않거나 

틀린거라 부정하진 않았으나,

이 가엾은 아이에게 그런 해석을 붙이기까지 하는 자체가

정황상 맞더라도 그 방향은 피해주어야 할 

일종의 멍에같이 느껴졌기 때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어른스런 딸로 인해

어머니로써나 아내로써 돌아갈 자리를 잃었다고.


정신병이 있는 어머니에겐

더 불안정하게 작용했을 요소였고,

그런 구도를 아버지나 딸이 일부러 만든 건 아니지만

아버지의 책임은 1차적으로 컸으며

불쌍하지만 딸은 엄마 본인을 대신했기에

역할면에서 어머니에게 딸은 

아버지와 더불어 가해자인 거라고.


그럼 딸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딸은 선했고, 능력도 있었으며, 책임감도 있고 신뢰할 만 했다.


그러나 딸은 스스로도 잘 모를 큰 핸디캡이 있는데

그건, 자신이 불행한 누군가를 책임져야 

안정감을 취할 수 있는 무의식을 형성하고 있고

그게 인격의 일부분으로도 작용된다는 점이었다.


어리숙하고 착해서 나쁜 남자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런 관계 안에서만 

자신의 분명한 '역할'을 찾을 수 있어 왔기에,


객관적으로 손해보는 관계임을 알면서 맞닿드리고

그 고통 속에서 존재감을 느끼며 사는데

더 안도감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역경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격언처럼

긍정적 느낌과 불굴의 의지를 구현해 낸 삶 같아도

이와 비슷한 겉모습일 뿐인거지,

자신의 불행을 무의식이 받아들인 선택적 삶이며 

천차만별의 내막을 가질 수 있는 개인사를 가졌음을 보여준

선의의 뒷모습을 이해해 볼 수 있는 

한 여자의 개인적 슬픈 내막이었다.


이 사례 말고도 

애착, 강박 등 여러가지 사례들도 등장하는데

교류분석과 많은 부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해당 이론을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간단하게라도 안다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공통적으로 적용해 볼 치유법 중

가장 크게 와닿는 조언은 


'이기적이 되라'

'영성을 가져라'

'타인을 통제하고 도우려 하지 말라' 


등이 있다.


이기적이라는 건,

자신이 타인에게 이타적인 부류라면

자신을 돌보는 걸 이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에 

왜곡된 함축된 의미까지 들여다보게 하는 설명으로 쓰였다.


모든 조언은 

그 뜻이 무엇인지로 출발해

왜 그게 필요한가로 끝나는데,

독자의 불필요한 판단없이 

살아있는 설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구조의 배려같다.


영성도, 타인을 돕지 말라는 말도

이기심처럼 각각 설명과 이유가 따로 붙어있다.


타인을 돕지 말라는 이유를 보면

간단히는 마약 중독자가 단약을 해야하는 이유와 같다.


평생 익숙해져 있는 

주변만을 도우려는 그 습관,

그것을 버려야 본인이 산다는 필요성과

자신을 위한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괴롭겠지만 마약을 끊듯

지속해 온 익숙한 공감능력과 동정심을 절제하란 뜻이다.


전체를 다 읽어야 와닿을 내용들이 많은데

항목만으로만 본다면 대부분 단순하지만

실상 들어가보면 세심하고 정확하다.


매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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