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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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읽으며 드는 생각은 '각박'한 삶...

일본의 한 편의점 점주의 삶은

반복되는 하루, 

휴일 없는 일상, 

그렇게 계속 도는 1년 그리고 또다른 1년, 1년...


그러나, 저자의 이런 삶을 영위시켜 주는 건,

힘들더라도 익숙해진 편의점 업무에 

당연히 베테랑이 됐을 주인 부부만의 

직업적 노하우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건조한 태도에 있었다.

그들이 편의점 안에서 세상사를 바라 볼 때

세상의 각박해짐 자체를 무시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와 

협조관계를 잘 유지하고 인정하며,

본인의 주 업무인 편의점 오너로써의 중심을 

30년이란 시간 동안 잃지 않고 

해내고 있음에서 나오는 힘이었다.


한국에서도 너무 많아진 편의점.

그 원조는 당연 일본일거다.

한국의 많은 것들은 일본 내 유행이 먼저였듯

편의점 또한 일본에서 우후죽순 불어난게 

한국보다 먼저 시작된 일본의 풍속도였다.


30년. 


이 책의 저자가 운영해 온 편의점의 존속기간.

근래 3년은 업무로 인해 아예 휴일은 없었다.


여러 이유 있겠지만, 

한국의 문화와 달리 일본만의 참는 문화가 

중년은 넘어섰을 이 일본 편의점 점주 부부가 

오랜 기간 편의점 일을 버텨 올 수 있었던 

또다른 비결 같기도 하던 이야기들.


다음은 기억나는 책 속 에피소드다.


자신의 가게에 냉동식품을 납품하던 업주가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던 

자신의 중학교를 중퇴 아들을

알바로 써 줄 수 있겠냐고 물어 온다.

이 부탁 자체에 대해서 사실 거부감은 없었다던 저자.

자신의 남편도 자수선가한 케이스라

어떤 핸디캡을 너무 과하게 보진 않는게

경험상 있었다는 부연설명으로 이 상황 해석을 대신했다.

하지만, 중학교 중퇴나 은둔형 외톨이란 점을

자신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알바로써 연결했을 땐 

그저 초월할 수만은 없는 다른 문제라 판단했다.

일을 맡겨야하고 호흡도 맞아야 하니까.

고민하고 거절의 의미도 좀 비췄지만

믿고 자식을 맡길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식의 

압박 아닌 압박이 결국 아이를 채용하도록 만든다.

그렇게 그 외톨이 아들은 이 가게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이 책이 무슨 드라마 각본처럼 흐렀다라면

일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을 모든 예상을 깨고 

이 알바생이 능력치가 의외로 대단했더라는

환상적 결말이 됐을지 모르지만,

이 아이는 저자의 예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인내력을 요하는 힘든 아이였다.

계산대 업무나 응대 능력이 굉장히 떨어져서

평소 2인 1조로 근무하는 편의점 루틴을

이 아이가 익숙해 지게하기 위해

1명의 추가 헬퍼를 투입해

총 3명이 근무하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래도 더지지만 아이는 긍정적인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가며 나아갔다.


그런 식으로 어느 정도 아이가 

편의점 일에 익숙해 져 있을 때,

처음 면접 때 만났던 그 때처럼 

저자는 그 아이를 앞에 놓고

이젠 혼자 해낼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너를 위해 지금껏 보조를 붙여 줬지만

이젠 당연히 혼자 해줄 수 있어야 함을 

간략히 설명해 주면서.


아이는 많이 주저하긴 했지만 

호기있게 결정한다....'Yes'


그 후, 아이는 스스로 변모해 나간다.

동료에게 의지하고 누군가는 도와줘야 했던 

외롭고 미숙했던 한 사람에서,

스스로 추진하고 끝을 맺을 줄 아는

한명의 동료이자 알바생으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은 흘러 아이는 그 편의점을 자연스레 떠난다.

다시 학업도 시작하면서.

건축사가 되기 위한 전문학교에 입학도 한 그다.

그 곳에서도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걔 엄마로부터 전해듣는게 아이의 이야기 자체로는 끝.


짐스러워 보이고 부족해만 보이던 한 아이가 

한마리의 은혜갚은 까치가 되어가는 이야기도 아니고,

저자가 일본사회를 향해 일갈하는 

망가질 수 있던 가능성 있는 한사람 인생 구하기란

메세지를 담은 스토리도 결코 아닌,

그저 어쩌다 편의점에서 만나 점주와 알바로 만나

성장하고 떠나 보내고 

바라보고 사라져 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 이야기 같았다.


실려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모두 

이런 독립적인 에세이들의 합으로써,

매번 다른 사연들이 시작되고 

결말 지어지는 구조로 되어있어 좋았다.

30년간 저자가 경영하는 편의점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사실감 뿜뿜의 소재와 역사들이다.


재밌다면 좀 오만한 감상평일거 같다.


그래도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던 글들이기에

읽는 재미를 겸비한 책이라 꼭 평해주고 싶다.

일본 특유의 정서를 드러내고 얘기하고 있진 않지만,

읽다보면 한국과 절로 비교가 되면서 읽게 되고

의외의 동질성도 느끼며 읽게 되는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의 묘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성 짙은 내용들로 알차게 채워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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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멘탈 닥터 시도 지음, 이수은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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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쉽게 씌여져 있고 

메세지마다 단락이 짧아 읽기 편하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책이면서

스트레스를 양산하진 않는 구조랄까?


단도직입적으로 

저자는 이 책이 가지는 

효용과 결론부터 제시한다.

실천하기 그다지 어렵진 않을 것이며

매우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 주겠노라고.

그것을 다 욕심 내서 해보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일 수 있겠으니,

그저 몇개 정도, 

그렇다고 그게 전부이자 끝이 되어서는 안 되겠고

꼭 몸소 시도해보고 맞는다면 

본인에게 적합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은 것이니 

다행 중 다행일거라고 말이다.


이 비유를, 선물받은 야구배트를 휘두름에 견주며,

자신의 책이 야구배트 같은 해결책이 될테니

꼭 휘둘러 볼 것을 권하며.

방법은 알려줄테니 일단 어떤 배트라도 그걸 휘둘러보고 

스윙이 잘 되는지는 본인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인지적 문제라고 조언한다.


내가 관심이 갔던 스트레스 조언은 3개가 있다.


-단 음식을 먹는 것

-힘들 땐 일부러 여행가지 않기

-자신의 기분과 역행하는 영화는 안보기


단 음식 먹는 것은 일단 긍정적.

엔돌핀은 만들고 코르티솔은 낮춰주는

적절한 당분과 탄수화물.

그렇기에 필요한 시간대와 타이밍에 먹는다면

사람의 본능으로 찾은 단 음식이니 요긴할거라 말한다.

이 이야기와 직접 연결돼 있는 게 바로

책제목이기도 한 헬스와 케이크 중

케이크 쯤 해당된다고 봐도 좋겠다.


그러나, 이 방식선택엔 

단점이 있음을 설명하고자 이 얘길 꺼냈다 보였다.

그건, 절제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건강에 악영향과 죄책감을 낳을 수 있겠기에,

효능보다 클 수 있을 부작용을 방지하라는 것.

일정부분 필요량 이상 섭취하면

여러모로 성인병의 원인이 되면서,

본인 스스로 선넘는 섭취를 죄책감으로 느낄 수 있으니

스트레스 해소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결국은 좋은 약도 독이 될 수 있음은 

주의하라는 이야기 되겠다.


다음은, 

기분전환 여행을 일부러 떠나진 않기다.

내게 여행은,

소비성 여행이 아닌 

자연으로 가는 여행이라면

무조건 좋을 수 있다는 대상이지만,

책은 어떤 여행장소를 논하는 게 아닌

여행이란 선택 자체를 함에 있어

의욕이 아닌 의무가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명해주려 했다.


일단, 병적으로 의욕이 없다면

회복하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여행목적이 생길 수 있기에,

이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동기에서 비롯된 선택이 될 수 있어서,

미루고 싶고 가기 싫은 여행이라면

안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놓을 줄 알라는 얘기다.


그 다음은,

힘들때 영화로 스트레스를 풀어야지 한다면,

보고 싶은 영화내용이 진정 무엇인지

자신을 향한 질문부터 해보며 보란 조언이다.


슬플 때 웃음을 주는 영화를 보거나

무기력 할 때 힘내란 영화를 본다면,

그 영화로써 반전을 얻을 수 있으리란 

계산이나 선택됨이 틀릴 수 있단 걸 이해시키려 했다.

왜냐면, 자신의 현재 감정과 반대되는 영상이기에

그 감정이 현재 자신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화면 속에 비치는 모습과

반대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화면 속 이야기가 정답이라 상정하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부정적인 상황으로 보며

대척점에 놓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에 대한 부족함이나 결함을 느끼며

자해하는 듯한 이질감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핵심.


쓰다보니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힘든데, 

단 것도 계산해가며 영리하게 먹어야만 하고,


여행이라도 가면 좀 나아질까 싶은데

그 선택이 잘못될 수 있으니

가던 발걸음을 일단 멈춰 세워본다.


그렇다면, 

집에서 영화라도 보며 

동기부여 받아볼까 했는데,

오히려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수도 있으니

과도한 행복과 활력을 보여주는 영상은

잘 생각하고 보는게 현명한 거라는 조언, 조언, 조언.


그럼, '뭘 할까요' 저자에게 되묻게 되려나?


내가 가상으로 자문자답식 이야기를 써 봤지만

이런 뜻으로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쓴 내용은 

정반합처럼 위의 간략한 내용정리들로써

무한 반론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고,

저자의 본뜻 또한 충분히 좋게 설명했으니

오해없이 책 내용은 전달됐으리라 믿고 싶다.


책에서 여행을 이야기 하니

내게 여행을 떠올리면 

반사적으로 꼭 떠오르는 

한 장면과 관계된 에피소드를 써볼까 한다.


글로는 한번도 안써본 거 같은데...


12월 초입의 어느 날,

눈쌓인 겨울산을 처음 올랐을 때의 기억이다...


어느 겨울, 큰 두려움 없이

꽤 큰 산을 오르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동생 1명과 함께.

걘 아마 나를 믿고 오른 산행이 아니었을텐데

둘다 겨울산은 처음이었다.


아침 11시쯤,

산의 초입을 시작해

점심때 쯤 산의 정상,

이후 계속 걸어 능선에 돌입했다.

첫번째 산장은 바로 지나쳤고

그날 숙박은 다음 예정된 

계획하지 않은 2번째 산장 쯤으로 정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다가 

5시쯤 됐을까, 정말 한순간이었다.

사방이 어둠으로 뒤덮힌게...


영화로 치면 순간적 페이드 아웃...

겨울임에도 상쾌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능선길 어디쯤을 걷던 나는,

갑자기 발앞의 공간도 볼 수 없는

거의 장님 수준의 가시거리로 당황하고 있었다.


겁 났냐고?


아니. 

겁도 나봤었을 상황이나 나는거고

예상도 할만한 거라야 했을텐데,

정말 순식간에 정전과 정적을 겸한

휘감는 듯한 12월 겨울산 속 어둠,

처음 가본 그 길 위에서

외톨이가 된 느낌의 

검기만 한 짙은 어둠에 멍해버렸다.

실제 혼자는 아닌 동행이 있긴 했지만

결코 둘처럼 느껴지지 않는 

처음 겪어 본 칠흑같은 밤길이었다.


이 산행 후엔, 

방수가 되는 등산화에

후레쉬가 아닌 헤드랜턴에

4발짜리가 아닌 6발짜리 아이젠에

경량 방한복 등,

겨울 산행에 재미도 들리고

준비를 깆춘 겨울산행을 했지만,


이 때만은,

양말이 젖어오는 고어텍스 경량 등산화에

그 큰 산을 오르면서 후레쉬도 없었으며

오로지 순수한 마음과 두 다리만 믿고 걸었을 뿐이었다.


뭐, 내 첫 산행기를 굳이 꼭 말하려던건 아니고

그 다음이 중요한데...

(사실 그때 앞이 안보이는 산길을 걷고 있자니

무척이나 두렵고 막막했던 기분이 지금도 떠오른다.

간절히 뭔가를 바라게 되며 

걷는게 다일 수 밖에 없던 무모한 나였다)


그때!


정확히 왼쪽 45도 사선, 

약간 멀리 아래쪽에서

정말 별처럼 반짝이는 

그래도 별은 아닌건 알겠을

인가처럼 보이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보이기 시작했다기 보다는

순간적인 구세주 같은 등장이었다.

아마도, 조심조심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걷다보니

가려져 있던 그 곳이 

어느 순간 갑자기 보이게 됐으리라 짐작한다.


그때 그 느낌이란...


그곳은 '뱀사골 산장'이었다.


뱀사골이란 말을 꺼냈으니,

이 산이 어디였는지 

이젠 알 분도 많으리라 본다.


지리산...


그때 난 

지리산도 처음, 

종주도 처음...

처음 간 큰 산 속 1일차에

스스로 자초한 조난을 당할 뻔 했던거 같다.


어째됐건,

그때 갑자기 나타난

그 불빛에 대한 너무 큰 고마움,

그 작은 불빛에 한걸음 한걸음

조심조심 다가 갈수록

점점 그 형체를 보여주며 

그날 밤 잘 머무를 수 있던

숙소로까지 우릴 인도해 주던 그 불빛...

잊을 수가 없다...


여행...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억지로 간 여행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기승전결의 논리.

하지만, 

예상되지 않은 행운,

무모한 선택같은 도전이,

약간은 양념으로

약간으로 운으로

좋게 남을 수 있다면,

그 우연은,

필연처럼 만난 하나의 계기처럼 

작용할 수도 있을거 같단 생각도 해본다.


내게 그날의 뱀사골 산장처럼...


이후, 난 많은 겨울산을 갔지만

지리산만큼은 다시 안 가봤다.

그날의 그 장소 그 느낌을 

똑같이 못 느낄거 같아서.

자꾸 아끼게 된다, 그 기억을...


단 것, 여행, 영화.

가장 접하기 좋고 보편화 된 

스트레스 해소꺼리들이다.

도움을 받으면서도 

양면성이 있는 부분들.

그러나, 우연히라도 

뱀사골에서의 그 날처럼

인생 어느 순간 

등대같은 경험을 줬던

한 순간이 되어 준다면,

단순 물질소모와 경험이란 선을 넘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해결책도 되는 동시에,

우연성에 기반한 

'동시성'의 감응으로도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된다.


그저 기분좋은 추억과 상상자체도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역할을 해주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일단 결론.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자신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써

효과 좋을 몇개는 

손쉽게 건지게 해줄만한 책이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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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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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의 소재를 

자체적으로 일종의 오컬트로 분류했다.

만일,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짧은 집필 동기가 

소개돼 있지 않았다면 난,

아마도 이 책의 오컬트라 칭한 부분들 중 극히 일부는 

우연같은 사실도 섞였다고 믿었을지 모른다.

너무 지어낸 얘기 같지만

그 외양을 가능하게 한 우연한 만남이

마치 사실일 수 있겠다란

오해할 수 있을 그 실낱같은 가능성 때문에.


책 말미 작가의 소회를 빼놓곤

모두 창작으로 이뤄진 조각들이다.

소재도,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까지도.

당연하지 않은가?

시간을 빌려주는 할머니,

그 할머니와 인연이 되어 찾아오는 사람들,

평생 되돌리고 싶던 어느 한순간으로 

딱 되돌아가는 일종의 시간여행자가 된다는 게

어떻게 사실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책의 초반과 후반에

포레스트 검프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옆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장면처럼, 

전당포 할머니와의 짧은 만남과 기억을

소설의 앞뒤에 배치시켜 놓음으로서,

이야기들은 흡사 현실 속 작가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반영되지 않았나 싶은

순진한 믿음을 독자로써 발휘하게 만든다.


허름한 건물 안 전당포.

할머니는 시간을 빌려주는 일을 한다.

우연히 명함을 보고 찾아왔던 

바꾸고 싶은 사연을 지닌 많은 사람들...

그들은 과거 속 그 순간들을 위해

1일에서 3일 정도를 얻어 되돌아 간다.

그 댓가로 그들의 남은 수명은 단축된다.

1일이라면 19년, 

2일이면 40년,

3일이라면 생환 할 기회도 거의 없다.

게다가 돌아갔을 때 그들이 발목을 잡는 건 기실

그 당시의 위험했던 똑같을 순간의 

반복 그 자체의 염려 때문만이 결코 아니다.

모든 과거 여행자들을 위험하게 하는 건

돌려받은 시간의 소중함 만큼에 비례할거라는 

각자의 간절함과 달리 흐르는,

돌려받은 시간 속 사건의 흐름들이

과거의 수정을 향해 원만하게 흐르지 않고,

관성처럼 원래 잘못됐던 선택 그대로

그 결과를 만들고 싶어하는 듯

불가사의하게 막는 듯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거를 이미 알고 왔음에도

똑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이끄는 강력한 힘이,

스스로의 욕망처럼 작용해

거의 전과 같은 운명에 휘둘리도록 만들려 한다.


책에 나온 인물들 모두 그런 상황에 휩싸이지만

위험을 극복해 낸 유독 기억에 남는 한명은,

빌라왕에게 자기집 마련의 꿈을 사기 당했던 여성이다.

그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과거로 향했던 이 여자는,

다시 그 계약을 한 부동산 중개소에 앉아 버린다.

원래대로라면, 과거와 똑같이 될 행동들은

아니까 알아서 안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책 속 모든 인물들은 하나같이 거의

과거 뼈저린 잘못을 했던 바로 그 근처에서 

똑같은 선택을 하도록 또다시 그 언저리까지 

무서우리만치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자기 발로 데려다 놓는다.

계약서의 결과를 아는 이 여자는

그 결과를 만들 계약서를 다시 마주한 순간 직전으로

본인을 마주하게 하면서 스스로 그 경험을 

자초하기 직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렇게 돌리고 싶던 그 순간을 다시 마주한 이 여자는 

최종적으로 어떻게 했을까?


그녀는 119를 불렀다.

이는 거짓말이다.

자신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불가항력 같이 내모는 도돌이표 힘의 상황에서,

자신을 빼내 가도록

자신을 빼내 주십사

119를 부른 것이다.

도착한 119대원들이나

계약을 하려던 중개사 모두,

그녀가 피하고 싶던

하지만 다시 현실이 된 이 과거가,

이해불가일 거고

해프닝일 거고

실제 사고인가 어리둥절 해야한다.


하지만, 이건 진짜 사고다.


왜냐면 바꿀 수 있는 현실이

다시 바꿀 수 없는 과거가

되느냐 마느냐 하는 선택의 순간이기에.

자신의 남은 수명을 댓가로 지불하고 온 사연 속 주인공에겐 

어떤 병이나 상황보다도

긴급하고 위급한 상황인 거니까.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건 본인과

잘못된 순간이더라도 그 상태로

계속 똑같이 흐르려고 한다는 걸 아는

전당포 할머니,

그리고 독자 정도일 뿐.


할머니가 키우는 고양이는 크로노스로

앵무새는 카이로스라고 불리는데,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

카이로스는 '특별한 기회의 시간을 관장하는 신'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책은 은유처럼 보태 놓았다.

우주의 섭리는 다르마로,

개인이 지닌 역량은 카르마로 설명도 했고.

카르마가 업이 아닌 역량인지는

그냥 책의 설명으로 받아 들이겠다.


아마, 저자는

본인의 희망과 상상을

소설 스토리에 많이 녹여 놓은듯 하다.

갈 수 없는 지난 시간 속으로의 여행,

그게 가능한 세상과 해줄 수 있는 누군가,

만일 간다면 그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 준

상응할 댓가는 지불해야 한다는

희생되야 할 최대한의 지불용의도 설정해 놓았다.

그 기회를 얻는 자격 또한

할머니의 눈에 비친

각자의 오로라 색깔로 분별되는데,

불합격 기준은 빨강이고

가장 선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은

자기성찰이 강한 오로라의 색깔은 보라색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순서인 이 색깔들은

뒤나미스(잠재성 or 카르마)라 일컬어져 있다.

할머니는 그들이 되돌려 받을 시간을 

잘 활용할 사람들인가를

색깔로 짐작하고 잠재성 평가기준으로 활용한다.

그 선택기준을 거쳐 

누군가는 기회를 얻고

누군가는 기회대상에서 배재.


책처럼 과거로의 회귀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 상상인가?

하지만, 책을 읽으며 틈틈히 생각해 볼 땐

어느 순간으로 돌아갈지도 

얼마만큼의 노력을 다시 해야할지도 미지수 같았다.

또한 다른 비슷한 소재의 영화나 책들에선

무언가 하나를 과거에서 바꾸니 

다른 무언가가 영향을 주며 어긋나,

계속 그 과거로 인해 변한 뭔가는

현재 속 문제로 대두 된다.

이 책에선 그와 달리 성공했다면

모두 원하는 바를 얻지만.


현재에 지쳐 당장 

태세전환의 기회라도 책에서 만큼은

상상이지만 누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번 읽어봐도 될 소재의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 수준을 높여 준 장치는 단연,

과거로 되돌아 가서도 

후회했던 그 모습처럼 행동하도록 

은연 중 끊임없이 강요하고 있는 

시간의 파라독스 즉,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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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먹지 않는 약
도리다마리 도루 지음, 이현욱 옮김, 장항석 감수 / 더난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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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읽고 싶은 주제가 담긴 일본 저자의 책이라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코로나가 한참 창궐했을 때 나온 책인지

그때 사회를 달궜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이 책은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생활 할 수 있는 시절은 

이제 없다고 했던게 새삼 기억났다.

거기에 각종 백신 부작용에 관해 

설왕설래 하던 그런 부분들까지 떠올리니,

책속 이런 주제로 깊게 논의된 내용들 또한

시대를 달리 했을 그 당시엔,

이 책의 모든 내용 중 가장 핫한 토픽이었을 거란 점도

책을 읽으며 남달리 회고됐던 한 부분이었다.


내가 제일 궁금했던 건

치매나 고령자 처방에 관한 부분과

정신과 약을 다룬 부분이었다.

현재 한국에선 대학병원 중 일부이긴 하지만

노년층의 복약지도를 상세하게 다루는

특정진료과가 운영중인 것으로 안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선행지표인 일본 상황을 

이렇게 지켜볼 수 있다는 건,

한국의 추세 또한 신빙성 있게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었다.


먼저, 당뇨병을 예로 들자면

혈당을 인위적으로 건드리는 약을 쓰다보면

좋지 못한 방향으로 혈당치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며,

모든 약엔 당연히 해당 약효가 존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 약이 가진 '해로움' 또한 있을 수 있기에

이를 깊게 연구하는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어지는 유방암의 치료 전력에서

예전 전체 절제술이 한창 시행될 때와 달리

이런 수술로 인한 치료법과 보존술의 효과 차이면에서

생존률로 비교했을 시 차이가 없었다며,

처치면에서 이런 중요한 사실조차

일본에 알려진 후 표준화 되기까지

15년이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웠다.

예전, 전체 절제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만을 모아놓은 

한 대학병원 입원실에 들렸다가 

그 동일한 모습의 많은 환자모습에 놀란 기억이 있는데

당시 기분처럼 전달 받았던 절제술에 관한 

상당부분 부정적인 기억들의 맹점을 오늘에서야 되집어 봤다는 것,

그리고 과연 전체 절제술이 그 당시에도

정답이었을까란 의문이 들었기 때문 같다.

이후 이어진 노년층의 과도한 약 복용량은

질병 자체로 인한 순수한 투약량 증가라기 보다,

노쇠에 의한 부분을 원인으로 인식하며

약 투여량의 조절에 관해 생각해 보라는 내용이다.

이렇듯 다양한 주제들이지만 

책에선 생각보다 매 주제들 모두에 관해

일률적으로 긴 분량을 할애하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지식전달은

상당히 압축적으로 잘 되어있음도 특이점이라면 특이점.


다음은 정신과 진료에 대한 인터뷰.

다카키 슌스케라는 일본 정신과 의사와

한 기자의 대담형식으로 길게 엮었다.

다른 주제들에 비해 형식도 다르고

편한 분위기에 오간 대화를 전부 다룬 분량이라

상당히 내용도 길고 섬세했던 파트다.


인터뷰 상대였던 이 의사는

약으로 치료할 부분과 아닌 부분이 있다는 걸

환자 본인이 아닌 의사로써 다룬다.

보기 쉽지 않은 장면 같았다.

이런 시각을 여러 주제를 논할 때

재차 토론꺼리로 내놓는 건 또한 신선했다.

그래서 뉘앙스는 비슷하나 

조금씩 이 주제에 대해 

여러 다른 관점처럼 피력해 주었다고 봤는데,

그 중 좀더 사이코시스한 조현병에 관해 

논할 때 나온 부분이긴 하지만,

예전 의사들과 현재 의사들의 

추세적 차이로만 나누긴 애매했다.

하지만, 좀더 약에 의존하는 추세가

정신과 진료에 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이 안에서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는 

차이를 만드는 건 결국 

정신과 의사들마다의 다른 지향점에 의해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 차이를 만들더라는 점에 주목했다.

아쉽지만 의학적 프로토콜이 아닌 개인차라는 뜻.


약으로써의 치료가 다가 아닌 

환자가 가진 환경을 바라볼 수 있는 의사는 극히 일부다.

그걸 만들어 내는 건 의사 각자의 의지이자 역량. 

약으로 고친다는 전제를 더 믿는 의사라면

환자가 받는 스트레스나 환경을 살피는 건 우선이 아니다.

이또한 인간적으로 냉정한 게 아닌 

의사로써의 판단과 성향일 수도 있는 인정할 문제.

다만, 환자 본인의 스트레스를 

치료를 위해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나,

병세 자체도 그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생존과정의 징후로 파악할 수 있냐는 점이

간과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전문가적인 아쉬움을 피력했다.

약보다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견해에 동감했다.

주목해야 바뀔 수 있다는 점 핵심적인 부분이

약보다 간과될 수 있다는 것으로써

독자에게 여러번 환기를 시킨다는 건 놀라웠다.

꼭 의학 분야가 아니어도 타인의 일에 

이정도 적극적인 의견을 가진다는 건,

타인의 삶에 관심과 정성을 보이지 않더라도 

당연시되는 요즘의 개인주의적 풍조를 돌이켜 볼 때

매우 인상적이고 훌륭해 보였다.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은 우선 병이니까 

약으로 고치자는 의학적 발상으로 접근한다.

사실은 약으로 고쳐지지 않지만

적어도 약기운으로 증상을 억제시켜

원래의 세계로 다시 데려오려는 노력의 시작으로.

하지만, 원래 그 사람의 세계에는

병을 유발시킨 가족관계나 그밖의 환경들이

당사자를 병이 나도록 몰아간

다양한 요인들로써 도처에 산재한다고 보기에,

결국 호전되어 약 중단 후

이런 환경탓으로 재발한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을 고려 못한

병의 단순재발로만 읽혀질 수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렇게 반복되면 다시 병이 내재적 요인으로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약의 투여량만 높아질 수도 있는 점도 우려했고.


개인적으로 많은 심리학 책들과 정신과 책들을 보면서

그 책들끼리 간극을 채우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바로 그게 이런 부분이었고 

이런 부분을 다룬 책을 한번쯤은 접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같은 의미를 다르게 표현하는

저마다의 심리학적 논조를 너무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환경과 개인의 역량을 다루는 

심리학적 논리는 인문적으론 훌륭하나

모두를 통합하는 한수가 언제나 부족했다.


오히려 약의 오남용과 진단을 

각자가 처한 환경면에서 다뤄본 이 책과 같은 안목은

심리학 책에서 조차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책에서의 위와 같은 대담은

넓은 범위의 정신질환 이야기 중 일부분이지만,

의사 슌스케가 바라보는 부분이 무엇이며

무엇에 전문가로써 맹점을 느꼈는지는

일반인으로써 충분히 공감해 볼 수 있었기에 좋았다.


한편, 좋아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오카다 다카시의 유명한 책들 중에

'인간 알레르기'를 다룬 부분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생각치 못한

의외의 정보를 얻기도 했다.

요즘 한 심리상담가의 추천까지 추가되어

이 저자의 인간 알레르기 이론을 다룬 책이 

다시 한번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이 인간 알레르기란 용어가 사실

상당히 오래 전에 일본 내에 상륙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한 약제에 관한

마케팅적 요소였다는 것으로 보여져서다.


당시, 미국에선 이미 유명한 프로작이 

유독 일본에서는 실패했는데,

그 이유를 평가해보니

일본 내엔 우울증 환자가 적어서였다고 판단했단다.

그래서 바꾼 병명인 '사회공포증'으로

일본인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동시에,

이 바뀐 접근법과 '인간 알레르기'란 설명을

당시 동시에 회자시킨 것으로 소개했다.

소심하고 책임감 많아 보이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오히려 우울증이 적다는 것도 놀라웠고,

사회공포증이라고 불리워 지는 것엔

큰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도 생각할 바를 던져주었다.

병으로 생각하는 집단적 분위기가 

이렇게 공유될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으니까.


그냥 어떤 약을 먹고

어떤 약은 먹지 말라는 

단순 지식을 나열한 책이 결코 아니다.

의학적 상식에 대한 전반적인 깊이를 더해줄 수 있으며

양질의 내용들로 꽉 차 있는 책이다.

아마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은 정보들을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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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내고 늘 후회하고 있다면 지금당장 2
매튜 맥케이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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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분노를 바라보는

가자의 생각방식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해서 읽어볼 수도 있겠다.

실제 분노게이지가 항상 높아

관리하기 힘든 사람들이라면,

그냥 책이 제시하고 있는 방법대로 해보면서

분노 자체를 관리하기 위한

스스로의 설득과 처세로써 

사전조치 형식으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반대로

분노의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면,

책에 실린 분노마다의 

다양한 원인들을 바라보며,

왜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이 분노하게 되는지 

제3자의 시선으로 그 환경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자료나 토대가 되 줄 수도 있겠다.


어찌보면 분노는 순수한 감정이다.

대개는 원인과 결과가 있는

방향성을 지닌 에너지의 발산이니까.

그럼에도 분노는 

의외의 감정과 만나 

안좋은 시너지를 키울 수도 있다.


불안.


책에선 만일 분노가 불안감과 섞인다면

머리로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 

무너진 상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심기를 거슬리는 상황인데 

초조함까지 더해 진다면 

결국 분노 섞인 불안이 되고,

그렇게 폭발 직전까지 가버린 분노는

책의 표현대로라면 

'잭과 콩나무' 속 하늘을 뚫을 듯 자라는 

그런 형상의 나무처럼 돼 버린다.

이렇게 분노는 자라듯 솟아 올라 

개인을 지배하고

주변으로는 불길처럼 확장되어

화를 퍼붓는 일 자체에만 몰두할 뿐

이성적 판단은 불가능해 진다.

분노하게 만든 상황을 향해

분노를 끝까지 표현하는 것만이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어떤 일보다도

중요한 일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책은 우려해야 된다고 경고한다.


이렇게 형성된 분노성향이 습관이 된다면

그 분노는 사람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분노한 시간이 길어 질수록 

바람 빠지듯 수그러진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책은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처음엔 초조를 동반한 짜증 정도였다가

나중엔 달래주는 이 없는 

혼자만의 외로운 투쟁이 되어간다.

이같은 분노를 일종의 집착으로 책은 묘사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단편적으로 제시된 해결책은

5개 정도가 등장한다.


-심각하지만 죽을 정도의 일은 아니지 않냐는 발상

-그동안 있었던 좋았던 일의 회상

-분노에 좌지우지 되지 말자 다짐하기

-분노 발산하다 인생을 망치게는 하지 말기


그 중 그나마 가장 타당해 보이는 방법은

'그냥 내려놓고 신의 손에 맡기자' 정도였다.

분노한 상황이라면,

이 5가지 중 어떤 것이라도

실제 현장에선 발휘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은 못하겠다.

다만, 신의 손에 맡겨보란 조언은

분노가 아니더라도 

기분조절을 하는데 있어서 의지가 적용 안 하기에

가능만 하다면 제일 냉정한 판단이라 느껴졌다.


이후, 다른 식의 분노에 관해 좀더 관심이 갔다.

앞서 말한 류의 분노라면

티인을 향한 분노라 겉으로 쉽게 드러난다는 

장점 아닌 장점이 있지만,

만일, 분노가 스스로에게로 향해 있다면 

그 감정이 분노란 사실을 알기 어렵고

따라서 파생되는 문제점들까지

분노로 인한 것임을 인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책은 꽤 상세히 설명했다.

스스로 용서조차 어렵다고 판단하는 

극한의 분노로는 이를 상하기 어려웠고

어느 정도의 자신을 향한 자책 정도라 느껴졌는데,

이런 안으로 향한 분노의 유형 분류가 

유용한 자료라 보여 정리해 본다.


1.자기방임

남을 챙기느라 자신을 안 챙기는 데엔,

자신은 보살 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


2.자진해서 망가지기

자신은 실패한 인생임을 스스로 증명하고자 한다.

코앞까지 다가 온 성공보다 실패를 선택함으로써. 


3.자책

전부 자기 탓이라는 식의 확신


4.자학 or 자해

자신을 나쁘게 말하기 or 신체적 자해


5.자기파괴

스스로를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분류


이와 같은 류의 자기를 향한 분노라면

그 원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꼭 분노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생각해 볼 깊은 심리적 요인들이라 봤다.


책에선 이와 같은 해로운 심리상태들에 관해

생각보다 뾰족한 대책을 내놓친 않았다.

오히려 다른 챕터들보다 그 설명면에서 극히 단촐했다.


책에선 일단 위에 해당되는지를 생각해 볼 것을 권하면서

최근 이런 적이 있는지 되집어 보라는 정도의 조언만이 실렸다.


일반적인 심리학 책이 아닌

워크북 형식이라 봐야할 책이면서,

분노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분노했을 때 대처할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수해 주려 노력한 내용들 위주로 실렸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자기를 향한 분노에서처럼

특별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특별영역도 존재한다.


은유적이고 심층적인 원인을 알아가기 보다는

즉각적이고 표면적인 해결법과 접근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적합할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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